나프타 위기에 떠오르는 '종이'…친환경 신소재 띄우는 제지업계

도다솔 2026. 4. 1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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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발 공급망 쇼크에 석유화학 대체재로 급부상
한솔·무림, 고차단성·생분해 기술 앞세워 포장재 시장 공략
설비 교체 부담 낮고 공급 안정성 높아…'종이 소재화' 기폭제
그래픽=비즈워치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나프타 공급망이 요동치자 국내 산업계의 시선이 '종이'로 향하고 있다. 석유화학 기반의 플라스틱 포장재 수급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제지업계가 공들여온 친환경 신소재들이 단순 대안을 넘어 필수 재료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나프타 수급 불안에 대안 찾는 기업들… 문의 '껑충'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발 나프타(원유를 증류할 때 나오는 반제품으로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주요 업체의 나프타 수급률이 10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대체유 확보를 통해 수급 안정을 자신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는 플라스틱 원료인 PP(폴리프로필렌)와 PE(폴리에틸렌)의 단가 상승과 공급난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상태다.

그러면서 원료 수급이 안정적인 펄프 기반 포장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이 원료인 펄프를 직접 생산하는 무림은 이번 중동 리스크 이후 종이 포장재 문의가 이전 대비 30~40%가량 증가했다. 무림 관계자는 "최근 중동 리스크로 인해 기존에 관심이 없던 업체들까지 종이 포장재 도입을 문의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도 "이란 전쟁 이후 비닐 포장재 수급을 걱정하는 고객사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실제 비닐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많은 기업이 종이 포장재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녹지도, 찢어지지도 않는 종이…친환경도 전면 부각

한솔제지의 연포장 종이 포장재 '프로테고'가 적용된 무인양품의 리필형 생활용품./사진=한솔제지

국내 제지사들은 나프타 수급 불안을 계기로 종이 포장재를 플라스틱의 실질적 대안으로 내세우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제지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공들여온 기술력이 전쟁을 계기로 실제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국내 제지업계 1위 한솔제지는 고차단성 종이 포장재 브랜드 '프로테고'와 친환경 종이 용기 브랜드 '테라바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최근 선보인 '프로테고 HS'는 고객사가 기존 플라스틱 포장 설비를 별도의 교체 비용 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기업들의 소재 전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분과 산소 차단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비닐 수급 불안을 겪는 식품업계에 즉각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실제 현장 도입 검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 프로테고 시리즈는 커피 원두, 스낵, 마스크팩 등 식품과 화장품 포장재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테라바스는 플라스틱 코팅을 줄인 친환경 종이 용기로 대형 프랜차이즈와 배달 용기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 중이다.

무림도 2020년 친환경 브랜드 '네오포레(Neoforet)'를 선보인 이후 주요 식품기업 등에 종이컵, 종이빨대, 종이완충재 등을 공급하며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네오포레 플렉스(FLEX)는 물과 습기에 강해 얼리고 녹여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 소재로 통한다. 이 소재는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설레임이나 한국콜마의 마스크팩 파우치, 아워홈의 가정간편식(HMR) 포장재 등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모든 제품은 45일이면 자연에서 생분해되어 환경적 부담도 최소화했다.

무림의 종이 포장재 '네오포레 플렉스'./사진=무림

종이에 기반한 신소재가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무림은 100% 천연 펄프로 만드는 펄프몰드(종이 반죽을 성형해 만든 용기)를 활용해 교촌에프앤비의 치킨 박스 등을 공급 중이며 최근에는 식품 진공 포장이 가능한 스킨포장 트레이를 개발해 현대백화점과 롯데마트에 도입,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90%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펄프와 목재 등을 활용한 신소재 '우드 플라스틱'은 옷걸이, 칫솔, 화장품 케이스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적용 가능한 소재다. 실제 코오롱스포츠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에코 옷걸이로 쓰이며 플라스틱 대체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림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한 친환경 소재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환경 포장재의 안정적인 공급과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제지 역시 플라스틱 코팅이 없는 친환경 포장재 '그린실드'를 통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린실드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매립 시 3개월 내 자연 분해되는 것이 특징으로, 롯데시네마 팝콘컵과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등에 납품되며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이점 외에도 종이 소재의 경우 경제적 혜택과 글로벌 규제 대응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종이 소재 활용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제품 생산자에게 폐기물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 분담금이 면제돼 기업의 운영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한솔제지의 프로테고 HS 등은 유럽연합(EU)의 포장폐기물 규정(PPWR)에서 재활용성 최고 등급인 'A' 등급을 충족해 수출 기업들이 눈여겨볼 만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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