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끌어올린 주 4.5일제, 지속가능성은

임세웅 기자 2026. 4. 15. 06:3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노조·보건의료노조가 끌고 가는 의제 … 전문가 “중장기 의제로 설정해야”
▲ 금융노조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로비에서 2026 산별중앙교섭 출정식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가라앉아 있던 주 4.5일 근무제 논의가 금융노조의 산별교섭요구안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노조는 지난해 산별중앙교섭에서 합의했던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를 넘어 주 4.5일제를 교섭으로 얻어내겠다는 입장이다. 주 4.5일제 논의가 산별노조를 통해 사회적 의제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14일 <매일노동뉴스>가 살펴 봤다.

정부는 실무 작업 중

지난해 대선과 국정과제 발표로 주목받았던 주 4.5일제 논의는 올해 1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이 출범한 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현재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에 포함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실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노사발전재단에서 주 4.5일제 사업을 맡아 주 4.5일제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공모하고, 사업을 운영·관리하는 기관을 선정했다.

노사발전재단이 맡은 사업은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표적으로 노사 합의로 임금 감소 없이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등 실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사업주에게 노동자 1명당 월 최대 60만원을 지원하는 '워라밸+4.5 프로젝트'가 있다. 실노동시간을 단축하면서 동시에 신규 채용을 확대하면 노동자 1명당 월 최대 8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당분간은 정부쪽 목소리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시범사업을 한 뒤 나오는 자료를 살펴보고 시범사업을 연장할 것인지 등 논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등에게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주 4.5일제 시범 도입을 요구하는 움직임 정도가 예상된다.

금융노조 의제로 등장한 4.5일제
"합리적 안" 만들어질까

노동계가 노동시간 단축 의제를 살리고 있다. 금융노조가 올해 첫발을 뗐다. 노조는 지난 13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산별중앙교섭 상견례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최우선 요구안으로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제로 가져간다는 구상이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산별중앙교섭에서 올해 사용자쪽과 도입을 논의하자고 합의했다. 지난해 금융산업 노사는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TF를 운영하고,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를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노사는 주 4.5일제 도입에 필요한 논의 대상을 수집·선별하고, 이를 토대로 올해 산별교섭에서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방안은 열어놓고 논의하되, 산별중앙교섭에서 최대한 촘촘한 안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호성 금융노조 정책본부장은 "주 5일제가 안착했을 때 주말이 있는 삶을 원했듯, 금요일 오후가 있는 삶을 지향하고 있지만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 선을 고려해 합리적인 안을 만들고 있다"며 "다만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산별중앙교섭에서 최대한 4.5일제를 못박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용자쪽은 오후 4시까지 열려 있는 영업점 창구 운영시간을 줄이는 것은 고객 불편을 야기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혀 왔다.

보건의료산업 현장에서 '불꽃'?
전문가 "계속해서 의제화 필요"

지난해 주 4일제를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으로 내걸었던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요구안에는 이를 포함하지 않았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난해 노사가 주 4일제(주 32시간 근무제) 시범사업 도입에 합의했기 때문에 올해는 중앙이 아니라 현장 요구안으로 다뤄진다"며 "각 지부 단위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산별중앙교섭에 따라 시범사업을 실시한 곳은 노조 국립암센터지부 한 곳이다. 1개 병동, 5명을 뽑아 주 4일제를 실시하고 임금은 10% 삭감했다. 주 4일제 근무로 인력이 부족해지자 신규 인력 2명을 더 뽑았다. 지자체의 지원이나 정부 지원이 없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다만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의 지속가능성은 떨어지고 있다. 한성일 노조 국립암센터지부장은 "경기도에서 300명 이상 사업장에 대한 지원은 안 된다고 해서 빠졌고, 고용노동부 사업에서는 공공기관을 배제시켜 빠졌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노동시간 단축 제도를 확대시키겠다는 의도가 물거품이 된다"며 "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노동계가 주 4.5일제를 중장기 의제로 선정하고 꾸준히 의제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종진 주4일제네트워크 대표는 "각 노조들이 단기 의제로 설정하고 빠르게만 실현하려고 하거나, 중기 의제로 선정한 뒤 중앙교섭 의제로 선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계속해서 의제화하고 노동시간 단축 전략을 위해 다양한 안을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Copyright © Copyright © 2026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