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때리는 트럼프에 공화당 ‘화들짝’…“가톨릭 표 떨어질라” 속앓이[1일1트]

도현정 2026. 4. 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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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기여했던 보수 가톨릭 지지층 이반 우려
전쟁으로 유가상승 이어 교황과도 척 져…중간선거 악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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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레오 14세가 연일 종전을 촉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맹비난하면서 공화당마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교황에게마저 비난을 퍼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고 여당인 공화당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종교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부담인데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크게 기여했던 보수 가톨릭 신자들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레오 14세는 첫 미국 출신 교황으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아,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평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문답하다가 레오 14세를 맹비난한 데 대해 “사과할 게 없다. 그가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레오 14세가 자신이 아니었으면 교황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정치의 영역에 끼어들지 말고 교황의 본분에 충실하라는 식의 글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병자를 치유하는 예수로 표현한 이미지도 올렸다. 신성모독이라는 비난이 빗발치자 이미지 게시물은 삭제했지만, 교황에 대한 언급은 사과하길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마저 비난하고 나서자, 공화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전 세계 14억 가톨릭 교계의 수장이자 영적 지도자인 교황을 공격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을 지는 일이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재선에 크게 기여했던 보수 가톨릭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을 우려가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보다 20%포인트에 달하는 압도적인 차이로 밀어줬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히 백인 가톨릭 신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나온 세 차례의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대 후보보다 훨씬 더 많은 표를 줬다고 분석했다.

레오 14세는 첫 미국 출신 교황이라 국내에서의 인기도 높은 편이다. 반면 이란과의 전쟁은 국내에서 지지가 낮다. 종전을 촉구하는 인기 높은 교황에게 싸움을 거는 트럼프의 행동은 당연히 국내 유권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성한 종교자유위원회 위원인 로버트 배런 주교도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서 교황에 대해 한 발언은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무례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트럼프는 이마저 거절하면서 보수 가톨릭계의 반발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의 전쟁은 이미 유가 상승을 불러와 중간선거의 악재가 되고 있다. 여기에 전쟁을 두고 교황과 설전까지 벌이면서 공화당 내에서는 급격히 지지세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가톨릭으로 개종한 JD 밴스 부통령에게 중재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지만, 밴스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미국의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도덕 문제에만 집중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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