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율 하락 탓에…군의관, 복무 3년→2년 단축 대안될까[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4.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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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 기간 짧은 현역 택하는 의대생들
최전방 골든아워 실종 의료 공백 우려
의무장교 임용될 경우 3년→2년 단축
임용 전 교육 훈련도 복무기간에 포함
국군수도병원 소속 군의관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부

“36개월 군대 가느니 현역 갑니다.”

“메스 든 군의관이 사라질 겁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현역병보다 복무기간이 두 배 긴 군의관에 대한 의대생들의 생각이다.

군의관 대신 복무기간이 짧은 현역병을 선택하는 의대생이 많아지면서 최전방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올해 임관 예정 인원은 304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 따르면 2025년에는 군의관 692명이 임관했지만 올해 임관 예정(훈련소 입영 인원 기준)인 군의관은 304명에 불과하다. 1년 사이에 약 56%가 감소한 것이다.

올해 전역할 예정인 군의관은 7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군의관 현원은 전년 대비 400여 명가량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군 의료인력 부족 현상은 농어촌과 도서 지역 의료를 담당하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영역에도 큰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공보의 편입 인원도 2023년 1114명에서 2025년 743명으로 2년 만에 33% 급감했다. 이는 단순한 의료 인력의 부족 문제가 아닌 전시 장병의 생명권이 위협받는 안보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군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군 의료인력 수급의 핵심 지표인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 수’는 가파른 증가세다. 2020년 150명 수준에 불과했던 의대생 현역 입영자는 2025년 2895명으로 약 20배 폭증했다.

유 의원은 “현역병의 복무기간 단축은 바람직하지만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군의관 등 핵심 인력 수급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군 의료 시스템은 장병 생존과 직결된 핵심 안보 자산으로 군의관 수급이 무너지는 부작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의대생들의 군의관 기피 현상의 핵심 요인은 ‘긴 복무기간’ 때문이다. 현역병 복무기간이 18개월이지만 군의관은 36개월로 두 배에 길다. 복무기간이 36개월인 군의관 대신 상대적으로 짧은 현역병 (18개월) 복무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국군수도병원 소속 군의관이 민간인 환자를 진료하고 보호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부

이런 선호의 변화는 의정갈등으로 일시적인 증가가 아닌 2배에 달하는 복무기간 차이에 현역병 월급의 급격한 증액으로 향후 지속될 구조적 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복무기간이 줄면 군의관 지원 의사가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정책연구원이 2024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의대생의 97.9%가 군의관 기피 이유로 긴 복무기간을 꼽았다. 복무기간이 단축될 경우 군의관 지원 의향은 ‘30개월이면 19.4%’, ‘26개월이면 62.9%’, ‘24개월이면 94.7%’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군 의료인력 부족 시 대대급 부대 배속 군의관을 축소해 여단·사단 등 상급 부대 중심으로 진료 체계를 개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전방 대대급 부대의 의료 인력 감소는 실전 전투 능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함께 국방부는 직업 군의관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군의무사관학교’ 설립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유용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의원 등이 국군의무사관학교를 설립하는 법안들을 발의했다.

한발 더 나아가 군과 농어촌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군의관과 공보의의 복무기간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을 대표 발의했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수의사 또는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의무장교로 임용될 때 의무복무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는 것은 물론 임용 전 교육훈련기관에서 받는 교육도 복무기간에 포함하도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도 공보의와 군의관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지난해 5월에,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올해 1월 복무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제출했다.

황희 의원은 “국가 방역 자원의 효율적 배분은 국가 안보와 공공복리의 핵심”이라며 “개정안은 일반 현역병과의 복무기간 격차로 발생하는 의료인력 이탈 현상을 막고 군과 지역사회의 의료 안전망을 강화하는 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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