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사느니 신경치료가 낫다”…아마존에서 기아차 ‘클릭 한 번’에 구매 [박시진의 글로벌 픽]
아마존, 현대차이어 기아·지프·쉐보레 등 추가해
딜러십 통한 자동차 판매 시장 1920조 원 규모
올해 44조 광고 수익 목표…편리성 높여 고객 유인
딜러십 계약 체결해 공생…전국적 차량 판매 확대
신차 온라인 구매 소비자 인식 변화는 풀어야 할 과제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기아 텔루라이드를 살 수 있다면?”
‘유통 공룡’ 아마존이 온라인 자동차 판매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현대차·기아를 살 수 있게 된 건데요, 두 브랜드 외에도 마쓰다, 스바루, 쉐보레, 지프까지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차량을 검색·구매하고 금융 서류 처리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끝낼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는 차량 인도만 하면 됩니다.
아마존의 획기적인 신차 구매 서비스는 바로 ‘아마존 오토스’입니다. 2024년 말 현대차와 손잡고 시작한 이 서비스는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댈러스 등 미국 130개 이상 도시에서 운영 중입니다. 현대차와 시범 운영을 마친 아마존은 최근 다양한 브랜드를 추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소매 시장 중 하나이면서도 여전히 온라인 구매가 어려운 영역인 신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입니다. 미국자동차딜러협회(NAD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딜러십을 통한 자동차 판매 규모는 약 1조 3000억 달러(약 1920조 원)에 달합니다.

아마존이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이유는 광고 수익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최대 광고주 중 하나인데요,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만 300억 달러(약 44조 원) 이상을 광고에 지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마케터의 애널리스트 스카이 카나베스는 “광고는 아마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수익 사업 부문”이라며 “아마존은 신규 광고주를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동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마존 오토스는 단순한 커머스 확장을 넘어 광고 사업 강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차 업체가 직접 판매 모델로 기존 딜러 체계에 도전하는 반면, 아마존은 딜러십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절충안을 택했습니다. 아마존 관계자는 “전통적인 자동차 구매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면서도 “자동차 판매점을 없앨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마존은 현재 수백 개 딜러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전국적으로 차량 공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차 온라인 구매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는 아마존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카바나 같은 업체가 중고차 온라인 구매를 대중화했지만, 신차 구매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신차 구매는 복잡한 금융 거래를 수반하며 주(州)·연방법의 엄격히 규제를 받습니다. 고객이 딜러십을 직접 방문해 다수의 서류에 서명해야 하고, 고가의 차량인 만큼 실물을 확인한 뒤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캘리포니아 사우스베이 현대의 총괄 판매 매니저 알렉스 루이스는 아마존 오토스 초기 참여자로서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초기에는 클릭 몇 번으로 구매자가 나타나 서류 4장에 서명하고 차를 가져갔다”면서도 “사용자가 늘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서류가 불완전하거나 잘못 작성된 경우, 본인이 아닌 배우자 명의로 차량을 구매하려는 경우 등이 나타났습니다. 온라인으로 예약한 차량이 매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방문 고객에게 팔려버린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번거로움을 뛰어넘는 편리함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애널리스트 제시 토프락은 “한 설문조사에서 고객들이 딜러십에서 차 값을 협상하느니 차라리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미국인들의 소비 습관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정을 꾸리면서 자동차 구매 패턴도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토프락은 “신차 구매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전문 컨설턴트라는 직업까지 생겼다”며 “교외에서 기아차를 사는 젊은 부모 세대가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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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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