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는 GPU 공급 사업에 네이버·쿠팡이 다시 뛰어든 이유는

변인호 기자 2026. 4.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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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을 기대하기 어려운 공공사업에 네이버클라우드와 쿠팡이 올해도 재참여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참여하는 이유는 하나다. 정부 검증을 통해 대규모 GPU 운용 능력을 공식적으로 입증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사업자로 지정됐던 카카오와 NHN클라우드는 올해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GPUaaS 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은 기업에게는 추가 비용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 챗GPT 생성 이미지

15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13일 마감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6년 GPU 확보·구축·운용지원 사업에는 네이버클라우드, 쿠팡, KT클라우드, 삼성SDS, 엘리스그룹 등 5개사가 접수했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2조805억원을 지원해 1만장쯤의 GPU 확보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최종 선정 사업자는 확보한 GPU를 연결해 클러스터(집적체)를 구축하고 이를 산학연에 공급하게 된다.

업계는 이번 공모를 단순 장비 조달 사업이 아니라 대규모 GPU 운용 능력을 살피는 절차로 보는 모양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 설명회에서 정부가 단순 조달 능력보다 실제 GPU와 인프라 운용 능력을 살피기로 거듭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NIPA의 모집 공고에서도 국내에서 서비스형 GPU(GPUaaS) 제공·운영이 가능한 사업자면서 최근 3년 내 해당 사업 매출과 운영 실적도 제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자주 언급되는 '상면'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상면은 데이터센터의 바닥 면적이 아니라 GPU 서버를 몰아 설치하고 바로 가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고밀도 전력도 공급되어야 하며 발열을 감당할 냉각 설비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상면을 별도 평가하고 현장 실사까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네이버클라우드와 쿠팡은 이번 공고 전부터 꾸준히 충분한 상면 확보를 추진해 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4월 1일 LG CNS와 6000억원 규모의 경기도 고양시 삼송 데이터센터 상면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쿠팡은 서울·수도권에 최첨단 인프라를 구비한 데이터센터들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쿠팡은 또 지난해부터 GPUaaS를 실제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NCP)다. 국내 NCP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쿠팡 둘 뿐이다. NCP는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실제 사업으로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GPUaaS 매출을 포함해 엔터프라이즈 매출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5878억원을 기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GPUaaS 고객 확보가 순조로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7월 자사의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브랜드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변경하고 자체적으로 GPUaa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GPU 공급 사업자로 지정된 카카오와 NHN클라우드가 올해 다시 신청하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GPU 공급사업자로 지정돼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운용해 본 이력이라서다. 이런 이력은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자에게는 서비스의 안정성을 담보한다. 반면 업계는 GPUaaS 사업을 하지 않거나 관련 투자가 적은 기업은 상면 확보를 위한 추가 비용 지출을 굳이 감수할 필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공공사업 특성상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는 점도 이런 판단의 배경으로 꼽힌다.

복수의 관계자는 "누가 선정될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정부가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실제 프로덕션 환경까지 운용한 경험을 중요하게 볼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비스형 GPU 사업을 키우려는 회사라면 GPU 공급사업자 선정 이력 자체가 B2B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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