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北에 강경한 새 美 대사, 호재냐 '리스크냐'…1기 땐 쉽지 않았다
트럼프 1기 때 해리 해리스 대사와 文 정부는 '악연'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2기 출범 1년 3개월여 만에 첫 주한미국대사 후보자로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외교가에서는 드디어 주한미국대사가 임명됨에 따라 한미 소통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중국과 북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 온 스틸 후보자의 성향이 한미 간 마찰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15일 동시에 제기된다.
스틸 후보자는 1955년 서울 출생으로, 한국 이름은 '박은주'다. 스틸 후보자가 공식 임명되면 한국계로는 지난 2011년 부임한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주한미국대사가 되며, 한국계 여성으로는 첫 주한대사가 된다.
한국어와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스틸 후보자의 부모는 한국전쟁 때 북한을 탈출한 실향민이다. 스틸 후보자는 1970년대 중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2020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두 차례 당선됐다.
그는 의회에서 한인 사회의 입장을 대변하며 한국 관련 현안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2021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피해자 망언'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미 연방의회의 대응을 촉구했고, 한국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전쟁 때 생이별한 가족들이 다시 상봉할 수 있도록 하는 '이산가족 국가등록법안'을 발의한 전력도 있다.
스틸 후보자의 출생 이력과 이같은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한미 간 가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 성 김 전 대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계 친숙함 속 MAGA 색채, 기대와 경계 교차…트럼프 1기 때도 주한대사와 '마찰'
다만 스틸 후보자가 국제사회와 외교를 대하는 성향은 기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MAGA) 노선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특히 그가 북한과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행보가 부각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평화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틸 후보자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 영상에서 부모의 탈북 사실을 언급하며 "사회주의 체제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미국에서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얻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계속 맞서 싸워야 한다"라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국 공산당의 세력 확장에 맞서 선두에 서겠다"라고 강조했다.
스틸 후보자가 최근 관련 사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흔적은 없기 때문에 향후 청문회 등에서 밝힐 입장을 들어봐야 명확하겠지만, 과거 발언으로만 봤을 때는 그의 성향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북한에 대해서도 '평화 공존' 정책을 펼치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와는 거의 180도 다르다는 평가다.
그가 주한미국대사로 활동하면서 대북·대중 현안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경우, 한미 간 갈등 요인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와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대리인'인 주한미국대사가 부임하는 것이 향후 한중관계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트럼프 1기 때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해리 해리스 전 대사와 문재인 정부와의 '악연'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 2018년 7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첫 주한대사로 부임해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올릴 것을 요구하고, 남북 양자 간 협력의 속도를 조절할 것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수시로 대립각을 세웠다.
일본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9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자 해리스 전 대사는 공개적으로 '실망했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그러자 우리 외교부도 주한미국대사를 '사실상 초치'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사실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되진 않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전례는 스틸 후보자가 '한국을 잘 아는 지한파 대사'가 될 수도, '트럼프식 압박의 대리인'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주한대사가 한국계라는 친숙함만으로 앞으로의 한미관계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트럼프식 '거래 외교'의 공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새 주한미국대사가 앞으로 보일 행보는 한미관계의 또 다른 중대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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