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보험보다 비싸다”…3040 보호자 울리는 ‘월 10만 원’의 벽 [펫보험의 역설]

김재은 기자 2026. 4.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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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이력 생기면 보험료 급등
보장예외ㆍ치료비 한도에 외면
보험료 체계 전반서 손질 시급
(사진=AI 생성)

반려동물 치료비가 2년 새 2배 가까이 폭등하며 100만원 선을 돌파했지만 정작 치료비 부담을 덜어줄 펫보험은 가파른 보험료 탓에 외면받고 있다. '치료비 급등'과 '보험 기피'가 맞물리는 엇박자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반려가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반려가구가 지출한 평균 치료비는 102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57만7000원) 대비 약 78% 급증한 수치다. 피부질환 치료(46.0%)나 정기 검진(43.9%) 등 일상적인 진료 항목에서도 비용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치료비는 치솟고 있지만 보험 가입률은 제자리걸음이다. 펫보험 인지도는 90%를 상회하나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가격'이다. 현재 시중 펫보험료는 월 8만~10만원 수준으로,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19만4000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보험료를 아껴 매달 저축을 하는 게 실속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로 반려가구의 50.6%가 보험 미가입 사유로 ‘보험료 부담’을 꼽았다.

체감 물가와의 간극도 상당하다. 미가입 가구가 감당 가능한 월 보험료는 평균 4만원 수준에 그쳤다. 희망 금액대별로는 ‘1만~2만원’이 41.5%로 가장 많았고, ‘3만~4만원’(26.4%), ‘5만원’(21.2%) 순이었다. 현재 시장 가격이 소비자 수용 한계치의 2배를 웃도는 셈이다.

불안정한 상품 구조 역시 진입 장벽이다. 대다수 상품이 1년 단위 갱신형으로 운영돼, 치료 이력이 남을 경우 이듬해 보험료가 폭등하거나 갱신 자체가 거절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작 보장이 절실한 노령기에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신이 가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보험업계가 3개월 내 치료 이력이 없으면 가입을 허용하는 등 문턱을 낮춘 상품을 내놓고 있으나, 입원·수술 보장이 제외되거나 한도가 낮아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결국 높은 진료비와 고액 보험료,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가 악순환을 형성하며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료비 부담이 커지며 보험의 필요성은 입증됐지만, 현재의 고비용 구조에서는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 만족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상품을 다양화하는 수준을 넘어, 진료비 표준화와 보험료 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