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사람 떠난 골목, 적막-악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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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찾은 대구 동구 효목2동 화랑로 17·19길 일대.
한때 주민들의 말소리가 담장을 넘던 골목에는 서늘한 적막만 감돌았다.
대구 지역 곳곳에는 이처럼 빈집이 도심 속 질병처럼 번지면서 주민의 불안과 안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 때문에 민원이 많이 제기되면 뒤늦게 단속에 나서기도 하고 주민단체와 의회 등이 직접 나서 쓰레기 수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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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에 담배꽁초-술병도
재개발 6년째 미뤄져 방치 상태
조합 관리 대상이라 철거 불가능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쓰레기 불법 투기 경고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었으나 소용없어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7월 폭우 땐 골목길에 쌓인 쓰레기가 저지대로 떠내려와 배수구를 막기도 했다. 인근 한 식당 주인은 “누군가 새벽에 찾아와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가는 것 같다. 애꿎은 식당 이미지까지 더럽혀지는 것 같아서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치안이다. 빈집의 깨진 창문 틈으로 찢어진 커튼이 유령처럼 펄럭이며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내부를 살짝 들여다보니 방안에 담배꽁초와 술병이 널브러져 있었고 벽면에 정체 모를 낙서도 가득했다. 인근 40대 주민은 “이미 인근 청소년의 일탈 장소나 노숙인의 임시 거처로 변한 것 같다. 낮에도 이 길로 지나기 무서울 정도다”고 말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이 동네는 낡은 주택 대신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변했어야 했다. 하지만 개발 사업이 건설사의 경영난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6년 이상 진척이 없는 상태다. 다행히 최근 한 시행사가 ‘분양 전환형 장기전세 아파트 사업’을 계획해 추진하기 시작했으나 언제쯤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대구 지역 곳곳에는 이처럼 빈집이 도심 속 질병처럼 번지면서 주민의 불안과 안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e-지방지표에 따르면 대구 지역 전체 주택 중 빈집 비율은 2021년 4.4%에서 2024년 7.1%로 증가했다. 각 지자체는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달성군은 가구당 최대 3000만 원을 투입해 빈집을 직접 철거하고 공공용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구는 연말까지 4억5000만 원을 투입해 빈집 10여 곳을 철거한 뒤 주차장과 주민 쉼터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남구도 약 20개 빈집을 철거해 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효목2동 일대처럼 재개발 사업이 확정된 구역 내 빈집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재개발 구역 내 빈집은 사유재산이자 조합의 관리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민원이 많이 제기되면 뒤늦게 단속에 나서기도 하고 주민단체와 의회 등이 직접 나서 쓰레기 수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동구 관계자는 “해당 구역 관련 민원이 접수될 경우 사업 주최 측에 알려서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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