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바이두 주목받은 딥엑스 상장 추진... K엔비디아 기업들 증시로

신혜정 2026. 4. 1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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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엑스, 피지컬 AI 특화 반도체로 주목
리벨리온·퓨리오사AI도 본격 상장 준비
"상장 앞서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돼야"
김녹원 딥엑스 대표가 14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딥엑스 제공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려면 엔비디아 제품이 필요하지만, 이 AI를 실제 세계에 적용하고 배포하기 위해선 딥엑스 제품이 꼭 필요합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의 김녹원 대표는 14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피지컬(물리적) AI를 위한 두뇌 개발에 집중하는 딥엑스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2018년 창업 이래 8년 만에 제품 양산과 함께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딥엑스를 포함해 정부가 ‘K엔비디아’ 후보로 점찍은 AI 반도체 기업들이 IPO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아쉬움으로 꼽혔던 연산(시스템) 반도체가 약진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로봇 가동에는 엔비디아보다 우리 제품"

딥엑스는 지난해 8월 자체 신경망처리장치(NPU) 'DX-M1' 양산을 시작한 뒤로 지난달까지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방산 등 다양한 피지컬 AI 분야에서 30여 건의 계약을 수주했다. 중국 기업 바이두가 제품 3만 장을 주문하며 협력 물꼬를 튼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랩과 공동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설루션 ‘에지브레인’ 역시 검증을 마치고 배송 로봇과 모빌리티 플랫폼에 적용돼 올해 말부터 양산될 계획이다.

시장이 딥엑스 NPU를 주목하는 이유는 ‘싸고 발열이 적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데이터센터 안에선 최강자지만, 배터리로 가동하고 에어컨도 틀 수 없는 로봇에서는 성능을 못 낸다”며 “피지컬 AI 시대는 우리 제품처럼 클라우드 연결 없이 가동되는 초저전력, 저발열 반도체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딥엑스에 따르면 DX-M1은 평균 소비전력이 2, 3와트(W) 수준으로, 엔비디아의 온디바이스용 GPU '젯슨 오린' 대비 가격은 10분의 1, 전력 효율은 약 20배다.

김 대표는 이날 “피지컬 AI를 위한 전 과정 인프라를 공급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글로벌 확장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회계전환 등 상장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엔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 부회장이 연이어 딥엑스 본사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국내와 해외 중) 어디에 상장할지는 미정이나, 글로벌 자본 시장과 소통하는 과정인 만큼 탄탄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 확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까

그래픽=박종범 기자

다른 AI 반도체 유니콘들 역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가장 구체화한 건 AI 추론 특화 NPU 기업 리벨리온이다. 리벨리온은 최근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통해 6,400억 원을 확보했다. 이 중 2,500억 원은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1호’로 조달했다. 이미 상장 주관사도 선정한 만큼 빠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NPU 기업 퓨리오사AI 역시 현재 진행 중인 7,500억 원 규모의 프리IPO가 끝나면 상장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잇따른 IPO 추진이 곧바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대규모 투자유치는 차세대 칩 개발과 양산 확대에 필수지만, 아직 창업 10년 이내 기업이 대부분인 만큼 성급한 상장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호 딥엑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상장에 앞서 그에 준하는 상업적 실적을 올려 시장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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