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력 인사 총집결한 홀로코스트 추모 행사… “트럼프, 이스라엘의 위대한 친구”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6. 4. 15.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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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 행사 열려
하원의장, 상무장관 등 주요 인사 총집결
“반유대주의 여전히 만연, 맞서 싸워야“
유대계, 여전히 정가서 막강한 영항력 발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맨 오른쪽),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이 14일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박물관 주관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의 홀로코스트 박물관(USHMM)이 주관하는 ‘추모의 날’ 행사가 14일 의회 의사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방 의전 서열 3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조 윌슨 공화당 상원의원,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 등 미 정계의 유력 인사들이 총출동해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정론과 반유대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아우슈비츠 등 수많은 장소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고, 유대인과 연대해 용감하게 맞선 사람들을 떠올리는 일에는 여야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미국 대중의 우호도가 몇 년 새 악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를 비롯한 유대인과 관련 단체들은 여전히 미 정가에서 막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존슨은 이날 “홀로코스트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혹한 행위였지만 우리는 그 악(惡)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이 비극을 직접 목격한 이들이 해마다 줄어들어 홀로코스트의 진실을 부정하는 행위가 다시금 용인되고 있는데, 이 방에 계신 분들은 절대적인 악이 다시 횡행하지 않도록 기억하고 알려야 할 의무를 미래 세대에 지고 있다”고 했다. 미 보수 진영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저지른 10·7 테러 이후 대학가에서 벌어진 반전(反戰) 시위에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데, 존슨은 “대학 캠퍼스에서 역사·지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반유대주의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한 이념”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하원 리더인 제프리스는 “우리 모두는 반유대주의를 뿌리 뽑고 땅속에 묻어 버리며 다시는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겠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며 “반유대주의, 홀로코스트 부정과 맞서 싸우는 노력은 민주당, 공화당의 문제가 아닌 미국의 문제”라고 했다. 슈머는 1941년 독일 나치가 유대인 마을을 점령해 자신의 조모 등을 모두 기관총으로 쏴 죽인 사연을 소환하며 “희생된 600만명의 다른 유대인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엄숙한 서약을 다진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년 시절 헝가리에서 반유대주의 박해를 피해 탈출해 훗날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미국 측 수석 검사로 활동했던 고(故) 벤자민 페렌츠(1920~2023)에 대한 의회 훈장이 수여됐다. 아들인 돈은 고인을 대신해 낭독한 소감에서 “아버지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위한 자신의 활동을 평생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겼다”고 했다.

◇ “반유대주의 지금도 만연, 맞서 싸울 것”

미국 워싱턴 DC의 홀로코스트 박물관 이사장인 제프 밀러가 14일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현재 홀로코스트 박물관 이사회 의장은 트럼프 정부 들어 K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로비스트인 ‘밀러 스트래티지스’의 제프 밀러 대표가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아마존, 팔란티어, 쿠팡 등 미국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에 줄을 대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밀러는 “반유대주의와 홀로코스트 부정과의 싸움이 우리 시대의 결정적인 도적적 과제 중 하나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 책임을 맡겨준 트럼프 대통령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에게 대통령보다 더 큰 친구는 없었다. 우리 나라에서 어떤 형태의 유대인 증오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했다. 밀러는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서는 하마스의 10·7 테러 이후 “갑자기 거리로 나와 반유대주의를 드러내는 수많은 미국인들을 보며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모 행사에 참석한 러트닉은 “불과 1년 전 팔레스타인에 의해 가자지구 지하에 20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인질로 잡혀 있었는데 대통령이 놀랍게도 지난해 10월 13일 그들을 집으로 데려왔다”며 “대통령은 말뿐이 아니라 과감한 행동을 통해 자신이 유대 민족의 가장 위대한 친구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하고 있던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동료 656명을 순식간에 잃었던 러트닉은 “악의 통치가 1945년에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 가치를 부정했던 다른 악의적 정권들의 손에 희생된 이들과 같은 비극적인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가운데)이 14일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박물관 주최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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