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솔직 고백 "야구가 하고 싶었고, 1군에서 뛰고 싶었다"…한화 팬들에겐 "잊지 못할 것"

[스포티비뉴스=인천, 최원영 기자] 이적 후 첫 경기를 마친 소회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두산 베어스 손아섭(38)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2타점 2득점 등을 선보이며 맹활약했다. 팀의 11-3 완승과 2연패 탈출에 공을 세웠다.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올 시즌 개막을 맞이한 손아섭은 3월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개막전에 출전한 뒤 30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군 퓨처스팀에 머물다 14일 아침 구단으로부터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한화는 두산에 손아섭을 내주는 대신 좌완투수 이교훈, 현금 1억5000만원을 받았다.
손아섭은 이날 인천서 두산 1군 선수단에 합류하자마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원형 두산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부응했다.
1회초 무사 1루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SSG 선발투수 타케다 쇼타와 맞대결을 펼쳐 볼넷을 골라냈다. 무사 1, 2루로 기회를 연결했다. 두산은 해당 이닝서 양의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0 선취점을 올렸다.

2-2로 맞선 3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서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섰다. 타케다를 상대로 다시 볼넷을 얻어냈다. 타케다의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한 뒤 박준순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3-2 역전 득점이었다. 두산은 3회초에만 4득점을 추가해 5-2로 달아났다.
6-2로 앞선 4회초 1사 2루서 손아섭의 차례가 됐다. 손아섭은 투수 박시후의 초구, 131km/h 슬라이더를 정조준해 비거리 125m의 우중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박찬호와 함께 홈으로 들어오며 8-2를 빚었다. 시즌 첫 홈런이었다. 두산은 4회초 5득점을 뽑아내 10-2로 멀찍이 도망갔다.
6회초 손아섭이 선두타자로 출격했다. SSG 투수 한두솔과 맞붙어 루킹 삼진을 떠안았다. 10-3이었던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손아섭의 마지막 타석이 찾아왔다. 투수 장지훈과 실력을 겨뤄 2루 땅볼로 돌아섰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손아섭이 트레이드 첫날부터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첫 두 타석에서 좋은 선구안으로 찬스를 이어줬고, 세 번째 타석에선 결정적인 홈런을 때렸다"며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손아섭은 "잘하고 팀에 도움이 된 날 인터뷰를 하면 잠을 안 자고도 할 수 있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볼넷 2개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손아섭은 "감독님께서 2번 타자로 기용하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팀 중심타선이 좋고, 난 해결사보다는 많은 출루를 통해 찬스를 만드는 역할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을 좁혀서 공략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3회초 득점 당시 이 악물고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손아섭은 "원래 야구를 그렇게 배워왔다. 홈런은 내가 치고 싶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베이스 러닝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열심히 뛰려고 하면 그렇게 뛸 수 있다"며 "슬라이딩도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 이런 야구관은 내가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변함없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홈런 상황도 돌아봤다. 손아섭은 "경기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내가 여기서 2루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면 경기를 쉽게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에서 (박)찬호가 찬스를 잘 만들어줘 어떻게든 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이려 했다. 초구에 더 공격적으로 나갔는데 실투가 오면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더할 나위 없는 홈런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넘어가는 순간 속이 후련했다. 정말 너무 야구가 하고 싶었고, 1군이라는 무대에서 뛰고 싶었다. 그런 감정들이 짧은 시간에 조금 올라왔던 것 같다"며 "그래서 속이 시원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재밌었다. 확실히 첫 타석에 들어갔을 때부터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구나'라는 감정이 많이 느껴졌다"며 "1군이라는 무대에서 계속 야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결과적으로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나가면서 부담감 등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매특허인 등장곡의 가사가 달라졌다. '이글스의 오빠'가 아닌 '베어스의 오빠'가 됐다. 손아섭은 "팬분들의 함성이 진짜 크더라. 이 노래 자체가 함성이 클 수밖에 없는 노래인가 싶기도 했다"며 "앞에 글자는 바뀌었지만 두산 팬분들의 목소리가 정말 컸다. 그래서 집중이 더 잘 됐다. 타석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고 이야기했다.
두산맨으로서 데뷔전이었다. 스스로 100점 만점에 99점을 줬다. 손아섭은 "일단 팀이 이긴 게 가장 크다. 더불어 출루를 목표로 했는데 볼넷 2개도 있었다"며 "다만 아쉬운 점은 4번째, 5번째 타석 중 한 번 정도는 더 쳐야 하는 흐름이었는데 못했다. 그 부분이 아쉬워 99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두산 동료들과 나눈 대화가 있는지 물었다. 손아섭은 "동료들이 너무 반겨줘서 감사하다. 후배들이 첫날인데도 정말 많은 질문들을 해줬다"며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배우려는 모습들도 감동적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김민석 선수, 안재석 선수 등이 경기 중간중간 많은 걸 물어봤다. (양)석환이와도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사실 나도 아는 게 별로 없는데 많이 물어봐 줘서 고마웠다. 더욱더 공부해 후배들에게 1%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한화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을까. 손아섭은 "너무 감사하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한화에 갔는데 트레이드로 온 선수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내가 타석에 나오면 누구보다도 응원가를 크게 불러주셨다"며 "응원 소리가 노시환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노)시환이는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중심타자인데 내가 느끼기엔 시환이보다도 나를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았다. 그런 부분들이 너무 감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아섭은 "내 야구 인생에 있어 또 하나의 추억이다. 한화 팬분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진심을 전했다.
이어 "(두산의 홈인) 서울 잠실야구장은 내게도 익숙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장이기도 하다"며 "빨리 홈경기도 해보고 싶다. 잠실에서의 팬분들의 함성이 기대된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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