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뺏긴다” 폭력으로 번진 ‘AI 포비아’… 샘 올트먼 주거지 테러 당해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분석도

인공지능(AI)의 상징적 인물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주거지에 대한 공격이 잇따라 벌어졌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텍사스 출신의 남성 다니엘 모레노-가마(20)는 샌프란시스코의 올트먼 집에 화염병을 던져 살인 미수·방화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체포 당시 자신이 직접 작성한 ‘반 AI(Anti-AI)’ 문서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문서에는 주요 AI 기업의 이사회와 CEO, 투자자들의 주소가 포함됐다. 그는 “AI로 인해 인류의 멸종이 임박했다”며 “AI 기업 CEO와 투자자를 살해할 것”이라고 썼다. 이틀 뒤인 12일에는 올트먼의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총격을 가한 20대 용의자 2명이 체포됐다. 이 역시 AI에 대한 반감이 주 원인으로 추정된다.
‘AI 포비아(공포증)’가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에 대한 불신이 논쟁을 넘어 극단적인 갈등과 행동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AI 업계 안팎에서는 19세기 산업혁명 시기 방직기가 일자리를 뺏는다며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 운동’이 재현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정 산업과 지역에 국한됐던 과거 러다이트 운동과 다르게, AI를 둘러싼 갈등은 세계적으로 모든 업종으로 확산하는 만큼 훨씬 급진화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반대론자들의 공격은 기업인뿐 아니라 AI를 지지하는 정치인도 대상이다. 지난 6일 새벽 론 깁슨 인디애나폴리스 시의원의 집에는 총알 13발이 발사됐다. 현관 앞에는 “데이터센터 반대(No Data Centers)”라는 쪽지가 놓여 있었다. 깁슨 의원이 자신 지역구에 AI 구동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하자 공격 대상으로 지목된 것이다. 그는 “어제 아들이 레고를 갖고 놀던 식탁 근처까지 총탄이 박혔다”며 “다양한 의견과 강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지만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AI 반대 운동가들도 주요 AI 기업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인공지능 경쟁을 멈춰라(Stop The AI Race)’라는 단체는 앤스로픽, 오픈AI, xAI의 본사 앞에서 “첨단 AI 개발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AI 발전이 계속된다면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판 러다이트 운동의 배경에는 AI에 대한 구조적인 불안이 있다는 분석이다. AI가 각종 일자리를 대체하며 생존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창의성·판단 등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실존적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리서치 기업 입소스에 따르면, 지난해 52%의 성인이 AI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감소와 인간의 인지 능력 저하, AI의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AI 업계에서는 올해 AI가 각종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비서)로 진화하면서, 이 같은 사회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본다. 샘 올트먼 CEO는 화염병 사건 이후 블로그를 통해 “AI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은 정당하다. 우리는 어쩌면 역사상 가장 큰 사회적 변화를 목도할 것”이라면서도 “논쟁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비유적으로든 문자 그대로든 더 적은 가정에서 더 적은 폭발(explosions)이 일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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