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가 최우선”… 인천공항 면세점 다시 4파전

오는 17일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 재입성한다. 2023년 철수 이후 3년 만의 귀환이다. 이로써 인천공항 면세 시장은 롯데·신라·신세계·현대의 4파전 구도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과거처럼 ‘무조건 따고 보자’ 식의 출혈 대결은 사라졌다. 고환율과 해외 여행객의 소비 패턴 변화라는 큰 파고 앞에서 국내 면세업계는 ‘몸집 불리기’ 대신 ‘실리 위주의 체질 개선’이라는 새로운 경쟁 구도로 돌입하고 있다.

◇확장보다는 생존...차분한 면세 4파전
롯데면세점이 17일부터 운영할 인천공항 DF1(향수·화장품·주류·담배) 구역은 본래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던 자리다. 당초 10년 계약한 신라면세점이 비싼 임대료가 부담돼 반납한 이 구역 사업권을 롯데가 올 초 재입찰 때 따왔다. 28일에는 현대면세점이 신세계면세점이 반납한 DF2 구역에서 면세점을 연다. 현대는 기존 DF5·DF7(명품, 패션·잡화)에다 DF2까지 운영해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인천공항 내 최대 면세 사업자가 됐다. 신라와 신세계는 패션·부티크 구역인 DF3·DF4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번 4파전은 3년 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당시만 해도 인천공항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지켜야 할 전장이었다. 하지만 올 초 재입찰에서 롯데와 현대가 써낸 임차료는 3년 전 낙찰가보다 무려 40%가량 낮았다. 3년 전 신라와 신세계는 여객 1인당 9000원 안팎을 적어냈지만, 롯데와 현대는 이번에 5300원 선에서 승부를 봤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 못 해 사업권을 반납했던 신라와 신세계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면세점 업계는 ‘돈 안 되는 곳’은 가차 없이 도려내고 있다. 롯데는 호주와 베트남 등지의 해외 매장 3곳을 접었다. 현대는 동대문점 영업을 종료했고, 무역센터점을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축소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작년 부산점을 접었다. 매출이 줄더라도 영업이익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한 면세업체 임원은 “과거엔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에게 50% 넘는 할인 혜택을 안기며 매출을 키웠지만, 이젠 할인율을 20~30%로 낮췄다”고 말했다. 덕분에 면세 4사의 영업수지는 개선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은 작년에 흑자 전환했고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적자 폭이 줄었다.
◇“일단 면세점에 들어오게”...유인책 고심
면세점의 적은 더 이상 경쟁사만이 아니다. 작년 인천공항 이용객은 7400만명으로 사상 최다였지만 정작 면세점 매출은 뒷걸음질 쳤다. MZ세대 해외 관광객들이 비싼 명품 대신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로컬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면세 업계는 개별 자유여행객을 매장 안으로 끌어오는 유인책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매장을 단순한 ‘판매대’가 아닌 ‘체험관’으로 바꾸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 초 명동점 1층에 가로 23.5m 규모의 대형 터널형 미디어 월과 K팝 스타 핸드프린팅 등 체험존을 새롭게 구성했고, 작년 김포공항점에는 로봇 바텐더를 배치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7월 명동점 11층을 K컬처 공간으로 바꿨다. 현대면세점은 무역센터점에서 AI 기반 맞춤형 뷰티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곧 운영을 시작할 인천공항점은 다른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보기 힘든, 단독 상품과 브랜드를 유치해 차별화할 것”이라며 “다양한 체험형 요소를 도입해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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