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명 직고용 결단했는데… 원청·하청 노조 모두 반발

포스코가 지난 7일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소속 근로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상생의 노사 모델을 만들겠다”며 대규모 직고용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정규직 노조뿐 아니라 직고용 당사자인 하청 노조까지 반발하고 있다. 하청 노조는 기존 정규직과 비슷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정규직 노조는 임금이나 복지 면에서 불이익이 생길 것을 우려하면서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누적된 불법 파견 소송 부담, 노란봉투법 시행과 함께 이재명 정부 들어 더 커진 압박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직고용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하청과 원청 노조 양쪽의 불만을 동시에 달래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됐다. 포스코와 비슷한 상황인 기업들은 선례가 될지 모를 이번 사태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하청 노조도 원청 노조도 “끝까지 투쟁”
민주노총 소속 포스코 사내하청 광양지회는 지난 13일 제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고용 중단’을 요구했다. 하청 노조가 반발하는 건 포스코가 7000명을 기존 정규직(E·P직군)이 아닌 새로 만든 ‘시너지(S) 직군’으로 채용하겠다고 한 데서 비롯됐다. 포스코는 복지는 기존 정규직과 거의 동일하게 제공하되, 임금에서는 차이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입사 선발 기준이 달랐고 직무 내용과 역량 체계가 다른 인력을 같은 임금 테이블에 올리면 기존 직원의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정규직 평균 연봉은 약 1억1000만원이다. 하지만 협력사 직원들 사이에선 S직군 임금이 “정규직 대비 65% 수준”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포스코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9일 조합원들에게 “개인적으로 ‘S직군’ 전환에 합의하거나 서명할 경우 임금·복지 후퇴 및 근로 조건 불이익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합의 당사자 개인에게 있다”는 긴급 지침을 내렸다.
정규직 노조인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기존 조합원의 희생을 전제로 한 정규직화가 진행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정규직 입사를 위해 노력해 온 조합원들의 가치와 자부심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며 “무분별한 직군 통합은 조직 내 역차별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의 대규모 직고용은 사법 리스크와 강화된 노동법 규제에 따른 부담을 털어내려는 차원이다. 2022년 대법원의 첫 불법 파견 인정 이후 소송 참여 인원이 2000명을 넘어섰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장기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방향성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에 따른 동시다발적 교섭·파업 리스크를 줄이려는 셈법도 작용했다.
◇반복되는 ‘직고용 딜레마’
포스코의 ‘직고용 딜레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나 한국도로공사, 현대제철 등에서도 반복됐던 문제다. 협력사 직원들을 기존 직원과 똑같이 대우하면 인건비가 급등하는 데다 기존 직원들이 반발하고, 차이를 두면 “무늬만 직고용인 차별”이라며 하청 노조가 들고일어난다. 기업들도 명쾌한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노란봉투법에 근거해 민주노총 하청노조의 교섭 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노조가 직고용과 관련해 별도 교섭 테이블에서 상반된 주장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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