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유가… 정유사들 1분기 호조에도 속앓이

이동훈 기자 2026. 4. 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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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유가 널뛰기에 올 1분기(1∼3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앞둔 정유업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당장 2분기(4∼6월)부터는 원가 부담이 실적을 억누르고 있는 데다, 갑작스러운 종전 등으로 유가가 폭락할 경우 '조 단위' 적자를 떠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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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물량 확보 놓고 고심 깊어져
고가에 샀다 폭락땐 조 단위 손실
해협 갇힌 선박, 체선료도 치솟아
“민관 협력 모델 만들어 대응해야”
극심한 유가 널뛰기에 올 1분기(1∼3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앞둔 정유업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당장 2분기(4∼6월)부터는 원가 부담이 실적을 억누르고 있는 데다, 갑작스러운 종전 등으로 유가가 폭락할 경우 ‘조 단위’ 적자를 떠안을 수도 있다. 정유사들은 6월분 원유 확보에 나서야 하는 현 시점에도 공장 가동을 위한 ‘물량 확보’와 재고로 인한 ‘손실 우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 요동치는 유가에 6월분 확보 딜레마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최소 4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의 경우 그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000억 원대였지만 삼성증권은 13일 1조1840억 원으로 이를 높여 잡았다. SK이노베이션 역시 2월까지 5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한국투자증권 등이 1조8430억 원까지 높였다.

여기엔 2월 28일 발발한 중동 전쟁 ‘특수’가 작용했다. 전쟁 전 2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7.3달러였던 정제마진이 4월 첫 주 51.2달러로 치솟는 등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쟁 전에 원유를 배럴당 60∼70달러 수준으로 구매했던 것이 대규모 재고 평가이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3월부터 시작된 원유 수급 부족과 고가 매입으로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중동 상황이 급속히 종전으로 결론이 날 경우 유가 하락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6월 도입 원유를 놓고 고심이 깊은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5월분 원유까지는 웃돈을 주고 도입했다. 장기계약 원가 기준인 5월 아랍라이트 공식판매가격(OSP)은 배럴당 19.5달러로 2022년 8월(9.8달러)을 넘어 역대 최고치로 올랐다. 현물 시장에서도 배럴당 15∼30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원유를 구할 수 있다.

문제는 6월분 원유다. 6월 물량을 구하려면 지금 계약해야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하는 중이라 판단이 쉽지 않다. 만약 고가에 원유를 샀다가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폭락하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유가가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정유 4사 합산 약 1150억 원의 손익이 증발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100달러 수준인 유가가 전쟁 전 60달러까지 내려갈 경우 조 단위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수급 다변화 어려움에 ‘최고가격제’도 변수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원유 수급처를 여러 지역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제재 대상인 러시아·이란산 원유는 사실상 도입이 막혔다. 정부가 확보했다는 중동 물량도 결국 개별 정유사들이 직접 가격 협상을 해 사와야 하는 구조다. 유가 급등락 리스크를 민간 회사들이 떠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가 보전받지 못한 내수 손실액도 자금 융통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안에 갇혀 돌아오지 못하는 유조선도 정유사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 해협 안에는 국내 정유사 유조선 7척이 갇혀 있는데, 하루 체선료가 평시의 10배 수준인 20만 달러로 치솟았다. 현재 누적 부담액이 60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원유 수급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이 신규 공급망을 찾고, 정부가 외교 통상력을 발휘해 지원해 주는 민관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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