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리] 작은 저금통 끼끼와 함께 한 추억

이서후 기자 2026. 4. 1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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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쉽게 지나치기 쉬운 크기로 다가온다.

'우리는 여전히 세상 속에서 비틀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작고 약한 인간들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더 나은 삶을 만들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작은 저금통 끼끼는 이런 소박한 고민을 상징합니다. 사는 곳도 다르고, 가치관이나 고민도 다르겠지만, 이런 뜻에서 우리는 결국 함께 걷고 있습니다. 끼끼 같은 마음들을 품고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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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쉽게 지나치기 쉬운 크기로 다가온다.

2017년 1월 31일 창원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고동성 씨가 좋은 곳에 기부해 달라며 <경남도민일보>에 토끼 모양 저금통을 성금으로 맡겼다. 고 씨는 원래 세월호 유가족에게 주고 싶었지만, 생업이 바빠 그러지를 못했다고 했다.

나는 고 씨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팽목항으로 가서 유가족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저금통을 데리고 세월호가 향하던 제주도도 가고, 단원고가 있는 경기도 안산도 가보면 어떨까 싶어 작은 저금통과 함께 한 여행이 시작된다.

저금통에다 '끼끼'라는 이름을 붙이고 '작은 마음 큰 울림, 저금통 끼끼의 모험'이라는 연재를 준비했다.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낯선 곳을 찾고, 이름 모를 사람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거창한 실천이 아니라, 다가가려는 태도다. 완벽한 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가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정을 함께 한 저금통 '끼끼'는 이미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직접 말을 건네지 못할 때, 작은 물건 하나가 그 자리를 메운다.

연재를 하다 보니 또 하나 분명해지는 것이 있었다. 이야기가 있어야 마음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기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이어지지 않는다. 그 돈이 누구에게 가고, 어떤 삶을 만나고, 그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을 지니는지가 중요하다.

저금통 끼끼와 여행을 한 지 만 10년이 지났다. 우리는 점점 큰 것에만 반응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빠른 변화, 눈에 보이는 성과, 숫자로 환산되는 가치에 익숙하다. 그러나 '저금통 끼끼'는 여전히 정말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당시 연재를 마무리하며 썼던 문장을 다시 여기 옮겨 적어본다.

'우리는 여전히 세상 속에서 비틀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작고 약한 인간들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더 나은 삶을 만들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작은 저금통 끼끼는 이런 소박한 고민을 상징합니다. 사는 곳도 다르고, 가치관이나 고민도 다르겠지만, 이런 뜻에서 우리는 결국 함께 걷고 있습니다. 끼끼 같은 마음들을 품고서 말이죠.'

/이서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