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란 전쟁과 내부자 거래

이준한 2026. 4. 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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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3월23일 로이터 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할 절호의 기회가 온다고 전화로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2024년 대선 때 이란이 배후에서 조종한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를 적발한 트럼프에게 네타냐후는 모사드가 파악한 이란 지도부 회동 정보를 전달하면서 복수의 기회라고 설득한 것이다. 그 결과 2월28일 이란 지도부가 몰살당하는 기습 공습이 발생했다.

이란이 지구상에서 없어지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네타냐후만이 아니다. 3월2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트럼프에게 이란과 전쟁을 계속하라고 부추겼다. 심지어 이란 정권을 제거하기 위하여 지상군 투입도 지지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빈 살만이 전쟁을 부추긴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전 세계가 반기는 휴전 협상에 네타냐후는 레바논을 폭격하면서 방해하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 바가 아니다. 트럼프가 이란과 2주 휴전을 발표한 지난 4월7일 이스라엘은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했고 이스라엘 법원은 비상사태가 해제되었으니 12일부터 네타냐후 관련 재판을 재개하겠다고 알렸다. 네타냐후는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전쟁 이후 전쟁을 이유로 자신에 대한 부패 혐의 재판을 미루어왔다.

트럼프의 이란 폭격 결정이 엡스타인 성범죄 파일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사업가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하게 지냈던 트럼프가 최근 FBI가 공개한 파일에 등장했고 이로 인해 더 큰 파문이 일기 전에 관심을 전쟁으로 돌렸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란 전쟁에 정신이 팔린 사이 엡스타인 파일을 잘못 다루었다는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이 전격적으로 경질되기도 했다.

사실 관련 의혹에 결정타를 날린 사람은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다. 막 시작된 이란과 휴전 협상으로 전 세계가 들뜬 시점에 멜라니아가 갑자기 백악관에서 생방송으로 아동 성범죄자 엡스타인과 연루설에 대하여 중상모략이라고 부정했다. 4월9일 멜라니아는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엡스타인이나 그의 공범인 맥스웰과 어떠한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라며 "내가 엡스타인을 처음 마주친 건 2000년 도널드와 함께 참석한 한 행사에서였다. 그 이전엔 나는 엡스타인을 만난 적이 없으며 그의 범죄 행위도 전혀 알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조차 멜라니아의 언론 발표에 대해서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멜라니아가 "나는 엡스타인의 피해자가 아니다. 엡스타인이 나를 트럼프에게 소개해주지 않았다"라고 한 말이 정반대의 효과를 낳았다는 거를 모르는 이는 없다.

전쟁 통에 트럼프 일가는 돈을 번다. 최근 트럼프의 아들 둘은 신생 드론 회사에 투자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중국산 신규 드론 수입을 금지한 채 전쟁을 벌이고 아들들은 미 국방부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자국산 드론을 구입할 계획을 세우자 아예 사업을 차렸다.

또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공격이나 협상 등에 대한 입장을 내는 시점이 특정 거래 시간과 맞물리는 게 반복되면서 논란이다. 3월23일 트럼프가 미국 시각 오전 7시5분에 트루스소셜에 이란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글을 올렸는데 그 15분 전에는 미 뉴욕증시 선물 거래량이 갑자기 폭증했다. 같은 시간 석유 선물시장에서도 비슷한 거래가 급증했다.

4월7일 휴전 발표 몇 시간 전 미래 예측 베팅 플랫폼 폴리 마켓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갑자기 신규로 계정이 개설되고 휴전에 베팅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듄을 활용해 블록체인 데이터를 분석해도 흡사한 흐름이 보인다고 한다. 누구는 자기 살자고 전쟁을 일으키고 그 전쟁 통에 누구는 죽지만 누구는 떼돈을 버는 세상이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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