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수천마리가 ‘우르르’” 물에 빠져 죽는다…끔찍한 집단 폐사, 무슨 일이 [지구, 뭐래?]

김광우 2026. 4. 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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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펭귄 새끼들이 물에 빠져 죽고 있다”

육지 위에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과는 다르게, 물 속에서 빠르게 헤엄칠 수 있는 펭귄들. 가장 대표적인 해양 조류다.

그런데 이 펭귄들이 물에 빠져 죽고 있다. 아무리 빠른 속도로 헤엄쳐도, 금세 올라가 쉴 수 있는 얼음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

아직 헤엄칠 수 없는 새끼들의 경우 수천마리가 한 번에 죽는 참사도 벌어진다. 서식지로 삼던 얼음이 녹아, 그대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탓이다.

새끼 황제펭귄들.[게티이미지뱅크]

펭귄의 죽음. 당연하게도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해수면 온도가 연일 치솟으며, 남극의 얼음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단순히 하나의 종이 멸종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결국 마지막 차례는 ‘인간’. 남극의 얼음이 녹아내릴수록, 전 세계 해안 도시들의 침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새끼 황제펭귄.[게티이미지뱅크]

국제기구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최근 황제펭귄의 개체 수가 2080년대까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이같은 개체 수 감소 전망에 따라,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등급은 기존 ‘준위협종’에서 ‘멸종위기종’으로 하향 조정됐다.

등급 조정의 원인은 기후변화.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남극의 해빙이 녹아내리며, 황제펭귄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 새끼를 낳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황제펭귄.[게티이미지뱅크]

단순한 개체 수 감소를 넘어 ‘멸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남극 조사단 연구에 따르면 이르면 2100년까지 황제펭귄의 전체 개체군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빙이 녹은 번식지에서 황제펭귄의 번식이 실패하는 사례가 반복 보고된 게 근거다.

황제펭귄은 남극의 단단한 해빙 위에서 짝짓기하고, 알을 품고, 새끼를 키워 낸다. 해빙이 거대한 번식지인 셈. 이같은 번식 활동은 약 9개월간 지속된다.

특히 황제펭귄 새끼는 태어난 직후 몇 개월간 솜털 상태인 탓에, 방수 기능이 없다. 이에 성장하는 9개월간 안전하고 단단한 해빙이 유지되는 건 필수다.

남극 웨델해 스노우힐 섬의 황제펭귄 서식지[123RF]

문제는 기온 상승 및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기존에 비해 더 빠른 시기에 해빙이 녹아내리고, 붕괴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 붕괴한 해빙에 있는 새끼 황제펭귄들은 그대로 물에 빠져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

단순 새끼만이 문제가 아니다. 어른 황제펭귄들의 경우도 털갈이 기간에 새 방수 깃털이 나기 전까지 바다에 들어가기 어렵다. 그동안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해빙이 필요하지만, 기후변화로 서식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왕펭귄.[게티이미지뱅크]

그도 그럴 것이, 남극 해빙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NASA에 따르면 남극 대륙에서는 연평균 약 1350억톤의 해빙이 사라지고 있다. 현재는 위성 기록이 시작된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

해빙 감소의 문제는 단순히 펭귄 피해로 그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남극에서 나타나는 생태계 변화가 빠른 시일 내에 전 지구에 부작용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제펭귄.[IUCN 홈페이지 갈무리]

프랑스 소르본대, 미국 다트머스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은 연구를 통해 빙붕이 현재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임계 상태에 도달하는 속도가 60년 후에 급격히 빨라진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2085년에는 남극 빙붕의 약 60%가 현재 형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85년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 온도가 약 4.5도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다. 빙붕이 붕괴할 경우 빙하는 그대로 바다에 흘러들고, 해수면 상승을 유발한다.

남극 해빙.[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른 인간의 피해는 천문학적일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최소 3m, 최대 10m의 해수면 상승을 가져올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대부분의 해안 도시가 침수될 정도의 수준이다.

올해의 경우 유독 심각한 상황.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가 금요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7도로, 해당 월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극 해빙.[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올 여름 엘니뇨 현상이 발생해 2026년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 상승과 관련된 기후 현상. 기록적인 폭염 등 전 세계적인 기온 상승을 유발하는 현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올해와 내년 중 기록적인 고온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사무총장 그레텔 아길라르는 “IUCN 적색 목록에서 황제펭귄과 남극물개 개체 수가 감소한 것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신호”라며 “각국 정부는 지금 당장 경제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조치를 시급히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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