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군→두산 주전' 손아섭 "트레이드? '설'인 줄 알았다…두산 선택이 맞다는 걸 증명하겠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최원영 기자] 소문은 곧 현실이 됐다. 새 팀에서 새로이 각오를 다졌다.
두산 베어스의 일원이 된 손아섭(38)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이날 오전 한화 이글스와의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한화에서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을 영입하며 좌완투수 이교훈(26)과 현금 1억5000만원을 내줬다. 팀 타선 강화를 위해서였다. 두산은 지난 13일까지 팀 타율 0.230, 안타 101개로 각 부문 꼴찌에 머물렀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58로 공동 9위였다. 손아섭에겐 여전히 타자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더그아웃 리더로서 역할을 해주길 기대 중이다.
손아섭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데 이어 NC 다이노스, 한화를 거쳐 두산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두산은 트레이드 당일인 이날 SSG전에 곧바로 손아섭을 선발 출전시켰다. 2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경기 전 만난 손아섭은 "오늘(14일) 아침 사우나에 가다가 연락을 받았다. 급히 차를 돌려 짐을 싸고 올라왔다"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잘하고 싶다. 힘든 상황일 때 손을 잡아준 구단에 보답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등 번호 8번을 골랐다. 손아섭은 "남아 있는 번호가 한정적이었다. 지금껏 계속 31번만 달았는데 새 팀에 온 만큼 뜬금없는 새 번호를 달고 싶었다"며 "처음에 36번을 주길래 안 받았다. 8번으로 결정했다. 한화 노시환 선수의 번호가 8번인데 '너와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나도 8번을 택했다'고 하니 무척 좋아하더라"고 밝혔다.
손아섭은 "비장하다. 오랜만에 신인 시절의 느낌이 난다. 차 타고 오는데 긴장됐다"며 "확실히 연차나 경험과는 상관없는 새로운 설렘과 떨림이 있는 듯하다. 야구장에 올 때 기분 좋은 떨림을 오래간만에 느꼈다. 지금도 설렌다"고 눈을 반짝였다.
다음은 손아섭과의 일문일답.

-어제(13일)부터 트레이드가 소문나기 시작했다.
"주위에서 어떻게 그런 소문을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제 저녁에 이런저런 연락이 왔다. 사실 내가 (구단으로부터) 연락받은 게 없었기 때문에 그냥 또 하나의 '설'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평소처럼 루틴대로 사우나에 가는 길에 연락을 받았다. 부랴부랴 차를 돌려서 짐을 싸고 급하게 올라오게 됐다. 그동안 (한화 2군 퓨처스팀 훈련지인) 서산에 있었다."
-소식을 들었을 때 느낌은.
"나도 모르게 벌써 4번째 팀이 됐다. 매번 연락을 받을 때마다 좀 설렌다. 가장 크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있다. 정말 정신없이 운전하면서 왔는데 거의 계속했던 생각이 '어떻게 하면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였다. 내 욕심으로는 정말 잘하고 싶다. 그런데 나도 이제 나이가 있다. 아무래도 어릴 때만큼의 퍼포먼스를 내기는 힘들다.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두산이라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내가 힘든 상황일 때 손을 잡아준 구단에 어떻게 하면 보답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결론은 야구를 잘해야 한다. 그게 첫 번째다. 그 외에도 분명히 구단에서 나를 데리고 올 때 바라는 게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제일 자신 있는 게 허슬이다. 두산은 '허슬두'라는 이야기가 있듯 그런 부분에서 잘하고 싶다.
팀에 젊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야구 선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선배이자 더그아웃 리더로서의 역할도 분명히 바라실 것 같다. 그 점에도 비중을 많이 두려 한다."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에 결장했던 이유는.
"한화만의 시스템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인 내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 난 그저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런데 한화에 외야수가 많다. 한화 2군에 있으면서 가장 놀랐던 게, 한화 2군이 경기에서 다 이기더라. 선수층이 어마어마하다. 경기를 나눠서 뛰어야 해 내가 계속 나갈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내 생각은 그렇다. 팀에 좋은 외야수들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2군에서도 뛰기가 조금 버거웠다."
-등 번호 8번을 골랐다.
"지금은 번호가 다 정해져 있는 시점이라 남아 있는 번호가 무척 한정적이었다. 지금까지 난 계속 31번만 달았는데 새로운 팀에 온 만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뜬금없는, 숫자 3 근처에도 안 가는 번호를 달고 싶었다. 처음에 36번을 주려고 하길래 안 하겠다고 했다. 새 마음으로 8번을 결정했다.
아까 한화 노시환 선수에게 전화가 왔다. 시환이 등 번호가 8번이다. 내게는 정말 가장 고마운 동생이다. 그래서 '시환아 너와 함께한다는 마음을 갖고 8번을 달았다'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더라. 시환이가 8번은 오뚝이 정신이라고 했다. 쓰러지지 않는 오뚝이 정신이 담긴 번호라더라. 좋은 의미라고 해줬다.
시환이에게 '너도 지금 많이 쓰러져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없어도 우리 같이 8번 달고 다시 일어서자'는 말도 했다. 사실 오늘 시환이와 저녁 약속이 있었다. 식당까지 다 예약해 놓았다. '우리 시환이 뭐 맛있는 거 사줄까'라고 생각 중이었다. 시환이가 퓨처스팀에 오게 돼 서산에 합류하면 같이 훈련하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짜 놓았다. 마지막에 선배로서 못 도와주고 온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쨌든 등 번호로 함께 하기로 했다."

-노시환에게 응원의 말을 해준다면.
"우리나라에서 최고 몸값인 야구선수인데 내가 기술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시환이는 굉장히 밝은 친구고 말도 안 될 정도로 무한 긍정인 친구다. 근데 그런 친구가 요즘 통화할 때는 조금 기가 죽어 있더라. '너답지 않다'고 말했다. 오늘 저녁에 밥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기로 했는데 그걸 못 하고 오게 돼 아쉽다. 하지만 시환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다. 야구를 하다 보면 힘든 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당연하다. 나 역시도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시환이는 우리나라 최고의 3루수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
-트레이드돼 오자마자 바로 2번 타순에 들어갔다.
"2군에서도 경기에 잘 못 나가 진짜 오랜만에 출전한다. 시범경기 이후 제대로 된 게임을 못했던 것 같다. 나도 투수의 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변명은 필요 없다. 경기를 몇 달 만에 하더라도 일단 나가면 투수를 상대로 이겨야 한다. 오늘은 최대한 출루할 수 있게 하겠다. 몸에 맞는 공이 오면 맞고라도 나가겠다. 중심 타선에 찬스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이다."
-김원형 두산 감독이 해준 이야기가 있나.
"롯데 자이언츠 시절에 수석코치님으로 계셨던 분이다. 평소에도 가끔 안부를 물을 정도로 나를 잘 아신다. '그냥 편하게 해'라고 말씀하셨다. 감독님은 원래 말씀이 많으신 편이 아니다. 편하게,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라고 해주셨다. 바로 선발 명단에 넣어주셨으니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 하늘이 도와줄지 모르겠다."

-고참 선수들과는 대부분 아는 사이일 것 같다.
"NC 다이노스에서 같이 뛴 선수도 있고, 대표팀에서 같이 뛴 선수들도 있다. 어린 선수들 중에는 나와 에이전시가 같아 함께 식사한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더라. 다행히 나도 연차가 있다 보니 어느 팀에 가도 대부분 아는 선수들이다. 적응하는 데는 문제 없는 나이다. 오히려 후배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동네 형처럼 편하게 해주려 한다. 좋은 에너지를 넣어주고 싶다."
-서울로 올라오며 LG 트윈스 임찬규와 무척 가까워졌다.
"찬규 전화를 못 받았다. 바빠 죽겠는데 정신 못 차리고 또 뭐 놀리려고 전화한 것 같다. 지금 내가 찬규를 신경 쓸 처지는 아니다. 팀도 더 힘을 내야 하는 시기다. 나 역시 어떻게든 두산의 선택을 증명해야 한다. 찬규랑 농담 따먹기 할 시간은 없다. 당분간은 찬규 전화를 못 받을 것 같다. 야구장에서 만나게 되면, 같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게 신기할 것 같다. 찬규에게 잠실의 주인공이 누군지 가르쳐 주겠다. 정확하게 알려주겠다."
-서울로 이사하나.
"그렇다. 드디어 39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간다. 팬들이 섭섭해할까 봐 대놓고 말은 못했지만 20대 때부터 생각했던 일이다. 남자라면, 사나이라면 태어나서 한양으로 가야 한다고 여겼다. 그 마음엔 변함이 없다. 단지 그걸 표현할 수 없었다. 나는 부산 사람이다. 당연히 부산은 내게 최고의 도시다. 다만 (서울이) 궁금했던 것이다. 서울에 원정도 많이 오지만 직접 살아보는 것은 또 다르다. 서울에서 자유롭게 잘 적응하겠다. 찬규가 '형은 서울 오면 인사가 안 된다'고 했는데 서울에서도 된다는 것을 찬규에게 정확하게 보여주고 싶다."
-출전 기회가 간절했을 텐데 현재 마음가짐은.
"비장하다. 오랜만에 신인 시절의 느낌도 난다. 서산에서 숙소 생활을 했는데 20살 때 이후 처음이었다. 오늘 차 타고 오는데 오랜만에 또 긴장됐다. 확실히 연차나 경험과는 상관이 없는 새로운 설렘과 떨림이 있는 듯하다. 첫 타석이 지나면 없어지겠지만 야구장에 올 때 기분 좋은 떨림을 오래간만에 느꼈다. 지금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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