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닮은 존재와 맺는 관계,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가

유혜인 기자 2026. 4. 14. 19: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로봇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일상 속 도구이자 관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집 안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수행하는 로봇청소기부터 생성형 인공지능까지,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기계는 이미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갈등과 조율을 전제로 하는 인간 관계보다, 언제나 수용적인 반응을 보이는 로봇과의 관계에 익숙해질수록 현실 인간관계 적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봇과의 정서적 유대 가능성, 인간의 사회적 본능에서 출발
관계 맺는 인간의 본능, 기계에도 감정 투사
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브 헤롤드 지음·김창규 옮김/현암사/292쪽/2만 원)

로봇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일상 속 도구이자 관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집 안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수행하는 로봇청소기부터 생성형 인공지능까지,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기계는 이미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특히 한국은 로봇 밀도가 높은 국가로 꼽히며, 상당수 근로자가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하는 등 '로봇과 함께 사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주목할 지점은 기술 자체보다 인간의 반응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려는 존재다. 어린 시절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는 경험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진다. 실제로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기에 이름을 붙이거나 성별을 설정하고, 말을 건네는 행동을 보인다. 상호작용이 제한된 기계에도 감정을 투사하는 현상은 인간의 사회적 성향을 드러낸다.

이브 헤롤드는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왜 로봇을 향해 감정을 느끼는가, 그리고 그 감정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이미 일부 영역에서는 로봇이 친구나 동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 요양시설에서는 노인 돌봄 로봇이 정서적 교류를 담당하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서는 반복 학습에 특화된 로봇이 자폐 아동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판단이나 평가 없이 반응하는 로봇의 특성은 인간에게 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관계가 갖는 한계도 함께 지적한다. 인간과 달리 로봇은 감정을 실제로 느끼지 못하는 존재다. 그럼에도 인간이 일방적으로 감정을 투사해 관계를 형성할 경우, 상호성 없는 관계에 익숙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갈등과 조율을 전제로 하는 인간 관계보다, 언제나 수용적인 반응을 보이는 로봇과의 관계에 익숙해질수록 현실 인간관계 적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인공지능은 학습 데이터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낼 수 있으며, 인간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질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상담이나 정서적 지지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공감 능력과 맥락 이해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그럼에도 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소셜 로봇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인간이 기계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로봇은 낯선 존재가 아니라 일상적 동반자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로봇의 권리나 지위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책은 로봇 기술의 발전을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으로 확장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와의 관계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성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임을 짚는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