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스트라이프 ‘AI 에이전트 결제’ 경쟁 본격화…韓도 참전

정윤영 2026. 4. 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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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결제 전쟁]② x402· MPP, 결제 표준 경쟁
x402 거래량 3월 이후 7배로…MPP도 첫주 3.1만건 거래
구글·비자·서클도 참전…AI 결제 인프라 생태계 확대
카카오페이, x402 재단 참여…국내 간편결제사 중 유일
“AI가 핵심 금융 인프라로”…토큰 증권 결합 시 확장 가능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글로벌 빅테크와 전통 금융기업들이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를 두고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AI가 스스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결제 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주요 플랫폼·핀테크 기업들도 잇따라 참전하며 시장 선점 경쟁이 가열되는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에이전트 결제 시장은 블록체인 기술 기업과 전통 결제·금융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전개 중이다. 기존에는 카드 기반 에이전트 결제와 블록체인 기반 결제가 양축을 이루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글로벌 표준이 만들어지면서 두 시장이 결합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글로벌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는 각각 새로운 결제 표준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웹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어가 개발한 ‘x402’는 웹 요청(HTTP Request)에 결제 기능을 내장한 온체인 결제 프로토콜이다. 유료 데이터에 접근할 때 ‘402’ 결제 응답을 받으면 약 2초 만에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완료하는 방식이다. 기존 결제 방식에서 필수적이던 승인 절차와 사용자 인증 단계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머신 투 머신(M2M) 거래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x402 프로토콜의 하루 거래 건수는 8만9730건, 거래량은 100만1472달러로 한 달 전 대비 각각 11.72%, 21.39% 증가했다. 연초 2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주간 거래량은 3월 이후 7배 이상 확대됐다.

스트라이프와 템포(Tempo)가 함께 개발한 ‘머신 결제 프로토콜(MPP)’도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MPP는 AI 에이전트가 API 호출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동으로 초소액 결제를 즉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MPP 마켓은 출시 첫 주에 894개의 AI 에이전트가 참여해 3만1000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다. 이는 에이전트 기반 경제 활동이 실제 규모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x402나 MPP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AI에이전트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중이다. 구글은 자체 AI 에이전트 결제 표준인 AP2 프로토콜에 x402를 연동해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 적용했고, 비자는 AI 에이전트와 가맹점 간 통신을 지원하는 ‘트러스트 에이전트 프로토콜’과 x402의 결합을 추진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x402 기반으로 AI가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AI가 데이터 처리나 추론 작업을 수행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초소액 결제를 처리하며, 서클 나노 페이먼트(Nano Payment)를 통해 거래 수수료를 0.1센트까지 낮추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나노페이먼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기계 간 소통을 통해 초소액을 실시간 정산하는 구조다.

국내에서도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간편결제사 가운데 유일하게 x402 재단(리눅스 재단 운영)의 초기 멤버로 참여했다. 지난 2일 출범한 해당 재단에는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구글, 비자, 마스터카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와 전통 금융사가 참여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결합될 경우 ‘에이전틱 커머스’의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맵, 선물하기, 예약하기, 멜론 등 기존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실사용처를 확보하면, x402 기반 결제가 초기 단계에서 겪는 활용성 한계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두나무와의 합병도 에이전트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네이버페이의 결제 인프라와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거래 역량이 결합될 경우 생태계를 아우르는 확장 전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9월로 예견된 두나무와의 지분 교환·이전 이후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블록체인을 통한 AI 에이전트 간 디지털 네이티브 결제(API 호출, 데이터 구매, 초소액 결제 등)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두나무 블록체인 자회사는 x402를 인프라에 적용하며 AI 에이전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람다256은 지난달 말 자사의 블록체인 인프라 플랫폼 ‘노딧(Nodit)’에 x402를 적용했다. 국내 SaaS 기업 중 실제 x402를 적용한 첫 사례다. 두나무는 이번 기술 적용을 통해 AI 에이전트가 별도의 계정 생성이나 API 키 없이도 데이터를 이용하고, 즉시 결제까지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했다. 현재 노딧에서는 베이스(Base)와 솔라나(Solana) 네트워크에서 스테이블코인(USDC) 기반의 결제를 지원한다.

아울러 통합결제 전문기업인 다날은 리눅스 재단 산하의 AI 에이전트 표준화 컨소시엄인 AAIF(Agentic AI Foundation)에 합류하며 글로벌 AI·빅테크 기업들과 상호운용 가능한 결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기술 선점 경쟁이 이어지자, AI 에이전트 기반 금융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으며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 AI 에이전트 결제 수단으로 적합한 것은 맞지만, 에이전트가 단순 대리 결제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경제 활동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미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무인 기업’ 논의도 등장했다”며 “토큰증권 등 자산의 토큰화가 결합될 경우 에이전트 기반 금융 서비스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윤영 (young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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