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 아닌 희망에 베팅" 글로벌 증시 반등…유가는 하락
브렌트유 1.5%↓·금 현물 온스당 4784달러
BofA는 "투자심리 10개월 만에 최악" 경고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재개 기대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달러화 가치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시장은 해결이 아닌 희망에 베팅 중”
시장의 낙관론을 이끈 것은 외교적 돌파구에 대한 기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으며, 그들은 협상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협상단이 이번 주 중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12일 이슬라마바드 협상은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양국 최고위급 회담이었으나 합의 없이 끝났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 많은 것을 올려놓았다. 추가 대화 여부는 이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핵 야망에 관한 미국의 ‘레드라인’(양보 불가 사항)이 충족된다면 “양국 모두에 매우 좋은 합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색소(Saxo)은행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해결이 아닌 희망에 베팅하고 있다”며 “주말 협상 실패가 외교의 문을 닫지는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지금은 주식을 밀어올리기에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시장이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실제 증거보다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을 수 있어 깔끔한 위험선호 흐름보다는 변동성 높은 헤드라인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가 2% 넘게 하락·금값은 사상 최고 근접
유가는 협상 재개 기대에 급락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1.5% 하락한 배럴당 97.90달러, 미국산 원유(WTI) 선물은 2.3% 내린 96.78달러를 기록했다. 미군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개시하면서 호르무즈해협 통항 우려가 남아있지만, 외교 해결 기대가 공급 우려를 상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도록 하는 것과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 두 가지 모두”라고 답했다.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7거래일 연속 하락해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유로화는 0.2% 오른 달러당 1.1782달러, 파운드화는 6주 이상 만의 최고치인 1.353달러까지 올라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소폭 하락했다. 2년물은 1.7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내린 3.7637%, 10년물은 1.6bp 떨어진 4.279%를 나타냈다. 금 현물 가격은 1% 가까이 오른 온스당 4784달러(약 704만원)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 심리 10개월 만에 최악”
시장의 회복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투자 심리 지표는 비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2일부터 9일 사이 5630억달러(약 829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193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월간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 투자 심리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팀은 “성장 기대는 2022년 3월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기대는 2021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휴전이 유가를 배럴당 84달러 아래로 끌어내린다면 위험자산에 역발상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연말 유가 전망을 배럴당 84달러로 제시했다.
14일 시작되는 미국의 1분기 실적 시즌도 시장의 주요 변수다. JP모건, 시티그룹, 웰스파고, 블랙록 등 주요 금융사가 실적을 발표한다. 협상 재개 여부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대응, 그리고 미국 대형 은행 실적이 이번 주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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