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상법개정 등 악재 겹친 제약사… R&D 집중 체질개선 본격화

이효정 2026. 4.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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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허가·사업개발 모두 가능한
외부 전문가 영입·인력 재편 속도
신약 개발·사업화 역량 모아 대응
제약업계가 약가 인하와 상법 개정 등 정책 변화를 맞아 연구·개발(R&D) 조직을 다시 본사 중심으로 꾸리고, 외부 전문가 영입과 인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약 개발과 사업화 역량을 한데 모아 대응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전날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번 합병 배경으로 경영 환경 변화와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대응, 사업 경쟁력 강화, 운영 안정성 확보를 들었다. 약가 제도 개편안 시행 등 제도 변화에 맞춰 연구개발 기능을 본사에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을 맡아온 연구개발 법인이다. 이 회사는 GLP-1RA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상 톱라인 데이터를 확보했고, P-CAB 계열 소화성궤양치료제 파도프라잔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이번 재통합을 계기로 기술수출과 상업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조직 정비가 아니라, 약가 압박과 지배구조 개편 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본다. 정부가 제네릭 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제약사들의 실적 하방 압력이 커졌고, 여기에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처리와 지배구조 대응 부담도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자사주 정리와 정관 개정, 독립이사 확대 등을 둘러싼 대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의무 소각 원칙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 선임 구조 변화 등을 담고 있어 업계 전반의 경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부 전문가를 앞세운 인재 영입도 잇따르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달 박재홍 박사를 새 R&D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박 신임 사장은 신약 연구개발을 비롯해 일동제약의 R&D 분야 전반을 총괄한다. 회사는 이번 영입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바이오연구본부 내 연구지원실장으로 감염병 분야 연구사업관리 전문가인 마상호 부사장을 신규 영입했다. 회사는 R&D 프로젝트 관리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연구기획부터 규제 대응, 비임상 및 임상검체분석(GCLP) 운영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유제약도 류현기 상무를 개발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류 본부장은 광동제약, 경남제약, 한국팜비오, 한화제약 등을 거치며 개발기획과 사업개발(BD) 분야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회사는 인재 영입을 통해 차세대 개량신약과 특화 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선 업계의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임상, 허가, 사업개발을 함께 이해하는 인재 중심 조직 재편이 본격화했다"라며 "R&D 투자와 전문 인재 확보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 기업에는 오히려 전략 재편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R&D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5 바이오헬스산업 통계집'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헬스산업 기업 연구개발비는 2020년 3조4293억원에서 2024년 4조4743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