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김현기 '화가의 촌집 일기' 展…별빛 아래 이어진 소박한 일기
전시장 현장 속 '화면의 질감' 인상적
마석리에서 보낸 여덟번의 계절 표현

여느 크리스마스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북적이는 거리도, 화려한 장식도 없다.
대신 소박한 방 안 한 여성이 따뜻한 배추전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 곁에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개와 고양이, 작은 트리 하나가 있다. 김현기 작가의 작품 '배추전과 크리스마스'에 담긴 장면이다.
인천 중구 도든아트하우스에서 김현기 작가의 개인전 '화가의 촌집 일기'가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이 같은 특징은 또 다른 작품 '별밤 하늘 아래'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초승달과 별이 떠 있는 밤하늘 아래 한옥 형태의 집과 마당이 펼쳐지고, 그 안에는 인물과 동물들이 함께 머문다.
집 안에서는 작업이 이어지고, 마당에는 테이블과 꽃, 생활 도구들이 놓여 있다. 개와 고양이는 공간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장면 속에 스며든다.
김현기 작가는 오랫동안 인천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오다 시골로 작업실을 옮겼다. 현재는 전북 정읍 마석리에 머물며 텃밭을 가꾸고, 농사와 그림을 함께 이어가는 삶을 살고 있다.
마석리에서 보낸 시간은 두 번의 봄과 두 번의 여름, 가을과 겨울을 거쳐 여덟 번의 계절로 쌓였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그 시간을 담고 있다. 개똥벌레가 날아다니는 밤, 나무 아래 모여 앉은 이웃들, 마당을 오가는 동물들의 모습이 하나의 장면처럼 펼쳐진다.
작품에는 작가의 생활이 담긴 실내 풍경도 함께 그려진다. 꽃무늬 이불이 놓인 침대와 작은 탁자 위의 찻잔, 벽에 걸린 조각보 같은 색채의 패턴, 방 안을 지키는 개와 고양이까지, 촌집의 일상이 따뜻하고 정감 있게 펼쳐진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