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無대안의 역풍···미국인도 쓰는 DJI 막자 드론 산업 '휘청'
조종사 약 8000명 장비 없어 '실직 위기'
DJI, 수직 통합 구조로 생산 경쟁력 확보
수용 가능한 대체 공급망 구축 선행돼야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드론 수입을 제한하면서 드론 산업이 오히려 위축되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핵심 공급망을 대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규제가 먼저 작동하면서 산업 전반이 흔들리는 구조다.
1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드론 제조사 DJI의 신규 제품과 핵심 부품 공급을 차단하면서 시장 전반에 공급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없으면 사업 못 한다"···현장부터 '흔들'
현장의 위기감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애리조나주 파일럿 인스티튜트(Pilot Institute)의 공동 창립자 그렉 레베르디유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056명 중 85%는 "DJI 장비 없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2년 미만"이라고 답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대체 불가능성'이다. DJI는 글로벌 소비자 드론 시장에서 약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사실상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기체는 운용이 가능하지만 부품 수급과 장비 교체가 제한되면서 사업 지속성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특히 농업 방제, 영상 촬영 등 민간 분야는 물론 소방·경찰 등 공공 안전 영역에서도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 규제 실패를 넘어 '공급망 없는 탈중국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중국산 배제를 선택했지만 이를 대체할 생산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책이 먼저 실행됐다는 분석이다.
자국 기업들도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드론 기업 스카이디오(Skydio)는 국방·안보 중심의 고가 시장에 집중하면서 민간용 범용 드론 공급에서는 제한적인 역할에 머물고 있다. 과거 고프로(GoPro)의 드론 사업 철수와 프랑스 패럿(Parrot)의 시장 축소 사례 역시 대량 생산 기반의 가격 경쟁에서 DJI를 대체하기 어려운 산업 구조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부품값 3배·납기 지연···공급망 붕괴 조짐
글로벌 공급망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최근 드론 핵심 부품 가격은 최대 3배 상승했고 납기 지연은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적외선 센서와 희토류 자석 등 핵심 부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출 통제 이후 공급이 급감했고 대체 공급망 구축이 지연되면서 제조업체들의 납기가 수개월 단위로 밀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DJI는 수직통합 구조를 기반으로 공급망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비행제어, 영상 전송, 추진 시스템 등 핵심 서브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자체 생산 체계를 구축하면서 대응력을 높여왔다.
실제로 DJI는 약 2000명 규모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15억 위안 이상으로 알려졌다. 비행제어, 영상 전송, 장애물 회피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4600건 이상의 특허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중국은 로봇 산업에서 얼마나 혁신적인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DJI는 수천 명의 엔지니어 조직과 다른 어떤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제조 및 연구개발 규모를 바탕으로 드론 시장을 장악했다"고 평가했다.

자체 칩 기반으로 핵심 부품을 내부에서 조달하는 체계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경쟁사들이 생산 차질을 겪는 상황에서도 DJI는 7~15일 수준의 납기를 유지하며 오히려 주문이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등 점유율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영상 전송 기술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큐싱크(OcuSync) 4.0' 시스템은 최대 15km 거리까지 영상 전송이 가능하며 지연 시간은 20밀리초(ms) 이하 수준이다. 센티미터 단위 위치 정밀도와 높은 풍속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비행 성능을 구현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미래 기술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기반 장시간 비행 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JI 경쟁력의 본질은 단일 제품의 기술력이 아닌 '생태계'에 있다. 비행제어 칩, 통신, 소프트웨어 플랫폼, 산업별 활용까지 이어지는 통합 구조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는 의미다.
"규제보다 공급망 먼저"···산업 전략 재정립 필요
한편 DJI는 지난 2월 미국 정부를 상대로 공식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는 미국 내 DJI 사업을 제한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최신 기술 접근을 사실상 차단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안보와 산업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에 앞서 시장이 수용 가능한 대체 공급망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드론 산업 전문가는 "이번 규제는 특정 제품이 아니라 이를 대체할 수 없는 생태계 전체를 건드린 것"이라며 "공급망과 플랫폼을 동시에 확보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 = 부품 개발부터 생산·조립까지 전 과정을 기업 내부에서 수행하는 구조다.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비용·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 드론 공급망(Supply Chain) = 센서, 모터, 배터리, 통신칩 등 다양한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구조다.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을 경우 규제에 취약하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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