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에 月2만원" "태양광사업 배당"… 지자체 연금 '인기몰이'

최승균 기자(choi.seunggyun@mk.co.kr), 송민섭 기자(song.minsub@mk.co.kr) 2026. 4.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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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 지원형' 경남도민연금
총적립액 1300만원 예측가능
가입자 늘면 지자체 부담 커
'수익 배분' 신안군 햇빛연금
발전사업 지분만큼 나눠받아
수익따라 지급액 달라질수도

경남도의 '도민연금'과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연금 정책의 양대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공적연금의 사각지대를 보완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재원 조달 방식과 수익 구조는 뚜렷이 갈린다. 하나는 개인연금에 지자체 지원을 더한 '매칭형', 다른 하나는 지역 자원 개발이익을 주민에게 나누어주는 '배당형'이다. 두 모델은 단순 복지를 넘어 '제2의 연금 체계'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경남도민연금은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기반으로 한 매칭 지원형 개인연금이다. 60세에 퇴직한 뒤 국민연금 수령이 시작되는 65세까지의 '소득공백기'를 메꾸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가입자가 매월 8만원을 납입하면 경남도가 2만원을 추가 적립한다. 연간 최대 24만원, 최장 10년간 지원된다. 개인이 10년간 960만원을 납입하면 도 지원금 240만원이 더해져 원금 기준 1200만원이 된다. 여기에 금융상품 운용 수익이 더해진다. 연 2% 수준의 정기예금형 상품을 적용하면 총 적립액은 1300만원 수준이다. 이를 60세 이후에 5년간 나누어 받으면 월 20만원대 연금이 가능하다. 이 제도는 '투자 수익'에 '재정 지원'이 결합된 구조다. 매년 지원금 24만원이 사실상 확정 수익처럼 작용해 체감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는다.

다만 이는 보정된 수익률이다. 실제 성과는 가입자가 선택한 금융상품에 따라 달라지고 실적 배당형 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결국 경남 모델은 지원을 기반으로 하되, 운용 책임은 개인이 지는 '준(準)사적연금'의 성격이다.

반면 신안군 햇빛연금은 개인 납입이 아닌 수익 배분형 모델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주민에게 나누어준다. 2018년 조례 제정 이후 2021년 4월 첫 지급이 시작됐다. 이 연금모델의 핵심은 지분 참여다. 주민 협동조합이 발전사업 지분 30% 이상 또는 일정 비율을 확보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의 30%를 배분받는다. 태양광 발전소 사업 자금은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조달돼 개인 부담은 1만 원 수준의 가입비에 그친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현재 7개 섬에서 약 1만900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연 최대 272만원을 받고 있다. 누적 배분액도 수백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햇빛아동수당'까지 더해지며 지역 내 소득 재분배 효과도 나타난다. 신안군은 해상 풍력을 확대해 '바람소득'을 추가 도입하고, 2030년까지 전 군민 월 50만원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지역 기반 기본소득 모델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경남도와 신안군 모델의 차이는 재원 구조다. 경남은 지방재정이 투입되는 대신 구조가 단순하고 예측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신안은 재정 부담이 작지만 발전 수익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 변동성이 있다.

수익 구조도 다르다. 경남은 '금융 수익+재정 지원'으로 안정적이지만 상승 폭이 제한적이다. 신안은 개인이 투자를 안 해도 높은 소득이 가능하지만 이는 시장 수익이 아닌 자원 개발이익 배분에 따른 결과다. 단순 비교보다 성격이 다른 소득 체계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지자체들이 두 모델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광역단체는 경남식 매칭형 모델 도입을 검토하며 중장년층 노후 대책 보완에 나서고 있다. 해상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가능 입지를 갖춘 지역은 신안식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경남식 모델은 가입자 확대 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신안식 모델은 사업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 지급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지역 간 재정·자원 격차가 제도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경남도는 도민연금의 국가사업화를 정부에 건의하며 재정 분담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신안군 역시 발전사업을 확대해 배당 재원을 키우는 전략이다.

최경진 경상국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복지 모델 확산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성패는 수익률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에 달려 있다"며 "안정적인 지급 구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재정 계획을 잘 세우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창원 최승균 기자 / 신안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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