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대권주자급 보궐선거 출마 선택지 두고 ‘갑론을박’

이영란 기자 2026. 4. 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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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평택을 출마 선언에 진보당 반발
한동훈 부산 출마설엔 야권 분열 논란
한동훈 전 대표는 14일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하고, 이곳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차기 '잠룡'으로 거론되는 정치권 인사들의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둘러싸고, 여야 진영 내부에서 전략적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이 14일 경기 평택을 출마 선언을 계기로 진보진영 내 후보 단일화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한동훈 전 장관의 부산 출마설을 둘러싸고는 야권 분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평택을'로 방향 튼 조국 향한 진영내 비난

경기 하남 출마를 거론하던 조 전 장관은 이날 평택을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는 "정권 견제를 위한 전략적 거점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국 대표가 경기도 하남보다 진보 색채가 강한 곳으로 평가되는 평택을로 방향을 틀자, 우군이었던 진보진영 내부에서조차 거센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가장 먼저 반기를 든 곳은 진보당이다. 평택을은 이미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가 출사표를 던지고, 바닥 민심을 다져온 곳이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대표의 출마를 대의도 명분도 없는 결정으로 규정하고, "아직 평택에 집도 사무실도 구하지 않으셨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출마 결정을 철회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제가 당의 명운을 걸고, 석 달간 골목마다 땀 흘린 곳"이라며, 진보당이 공들여온 선거구에 뒤늦게 뛰어든 점을 비판했다.

조 대표가 출마 명분으로 내세운 '민주당 무공천' 요구도 갈등의 핵심이다. 그는 이날 출마선언을 하며 평택을은 민주당 소속 이병진 전 의원의 당선무효형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청래 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은 "원칙대로 공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밀어줬던 이른바 '지민비조' 전략이 이번 재보선에서는 '정면 승부'로 바뀌면서 양당 지지층 사이의 균열도 깊어지고 있다.

◆부산갑에서는 '보수 표 분산'의 공포

반면, 여권에서는 한 전 장관의 부산 출마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3 재보궐선거의 격전지인 부산 북구갑에 거처를 마련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치자, 민주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하는가를 두고 국민의힘 부산권 의원들이 두 갈래로 나눠졌다.

부산 강서구의 4선 중진 김도읍 의원은 이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 '무공천'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 전 대표와 우리 당 후보가 동시에 출마해 보수 표가 갈리면, 승리는 고스란히 더불어민주당의 몫이 될 것"이라며 "이기던 선거를 지게 만드는 공천은 전략적 자해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보수진영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적을 떠나 '한동훈 카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범보수 단일화'를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소장파와 당 지도부 측 의원들은 '무공천은 굴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주진우 의원(해운대을)은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정당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원칙을 저버린 연대는 유권자들에게 당당하지 못한 처사"라고 못 박았다. 박성훈 수석대변인(해운대갑) 역시 "무공천 논의 자체가 당원들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라며 중앙당 차원의 공천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기에 북구갑 출마를 준비 중인 박민식 전 장관까지 "3자 구도라도 끝까지 완주하겠다"며 배수진을 치면서, 당 내부의 갈등은 퇴로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그는 '무공천 연대론'에 대해 "지금은 부산시민으로서 지역의 고민을 듣는 것이 우선"이라며 "정치적 구도는 결국 시민들이 결정해주실 문제"라고 답했다. 자신을 향한 무공천 요구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특유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결단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야권 관계자는 "부산 북구갑은 단순한 지역구 하나를 넘어, 차기 대권 가도의 향방을 결정할 '보수 주도권 싸움'의 지원지가 됐다"면서 "한동훈이 '만덕동 주민'으로 계속 남을지가 향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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