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하게’ 고기 굽는 AI…알바 자리도 위험하다 [Ro동이온다]

'Ro동'은 Robot과 노동의 합성어입니다.
KBS는 연속 기획 'Ro동이 온다'를 통해 AI·피지컬AI·로봇이 우리 산업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우리 사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혹시 고깃집에 가시나요?
고깃집 갈 때 가장 반가운 사람, 바로 고기 잘 굽는 사람이죠.
집게와 가위를 양손에 들고서, 갈색빛에 윤기가 나도록 '이븐하게'(고르게) 척척 구워주는 '장인'이 함께 한다면 오늘 저녁 메뉴도 "고깃집!"이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고기 잘 구워주는 직원이 있다면 더 좋겠죠.
그런데 앞으로 고기 굽는 장인, 잘 굽는 직원 더 이상 찾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I와 로봇 때문입니다.
Ro동이 온다, 오늘은 고깃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AI로 '마이야르' 반응까지 분석"
경기도 성남에서 10년 넘게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상현 씨.
손님용 테이블이 있던 자리에 로봇 두 대를 세워뒀습니다.
익힘 정도는 물론, 마이야르 반응(고기의 풍미를 나타내는 화학반응)까지 확인하며 고기를 구워주는 로봇입니다.
사람은 고기를 석쇠에 올려두기만 하면 됩니다.
서 씨는 "사람이 직접 굽는 것보다 더 빠르다"며 "정확히 계산은 안 해봤지만, 시간당 80인분 정도 구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손님들의 불만도 줄었다고 설명합니다.
서 씨는 "숙련되지 않은 아르바이트생이 구웠을 때 '고기가 탔다', '검게 그을렸다' 등 손님들의 항의가 많았다"며 "고기를 바꿔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서상현 씨는 9명이던 홀 직원도 6명으로 줄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로봇, 어떤 원리로 고기를 굽는 걸까요?
해당 로봇을 개발한 '비욘드허니컴'은 AI를 활용한 기술이라고 설명합니다.
김윤성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조리는 어떻게 보면 화학 반응"이라며 "자체 개발한 센서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고기의 상태를 파악하고 AI로 분석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단백질이라든지, 지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실시간으로 어떻게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도 본다"며 "실질적으로 마이야르가 얼마만큼 일어났는지, 지방이 얼마만큼 녹았는지, 육즙이 어느 정도 보존됐는지 등을 AI 분석을 통해 파악한다"고 말했습니다.
숙련된 조리사가 눈과 냄새로 고기의 익힘을 판단하는 것처럼, 수많은 조리과정을 학습한 AI가 센서를 통해 잘 익었는지를 판단하는 겁니다.
■직화구이 '불맛'도 구현하는 로봇
직화구이의 '불맛'을 구현하는 로봇도 있습니다.
바닥이 둥글고 깊은 중식 팬 '웍'을 들고 흔드는, 이른바 '웍질 로봇'입니다.
요리사가 재료를 집어넣으면 이후 웍질 로봇이 스스로 요리를 시작합니다.
단순히 자동으로 웍을 흔드는 기계가 아닙니다. 불의 세기와 기름양을 스스로 조절하고, 웍질 횟수와 각도도 요리에 맞춰 변경합니다.
개발 업체 만다린로보틱스는 AI를 통해 불맛 내는 웍질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요리사들이 요리하는 영상 3,800개를 AI로 분석한 뒤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했다는 겁니다.
김민규 만다린로보틱스 대표는 "AI 데이터를 통해 구동부를 설계했다"며 "사람과 거의 비슷한 유사한 동작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웍질 로봇을 도입한 음식점의 윤정혜 대표는 로봇 도입으로 최대 두 명 정도의 주방 인력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윤 대표는 "로봇으로 대체하면서 한 20~30% 이상 총 인건비에서 절감된 부분이 있다"며 "(웍을 잘 다루는 요리사의 경우) 경력마다 다르지만, 월에 1명당 500만~800만 원 정도 들어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웍을 직접 하다 보면 손목이 많이 나가고 또 산재 처리도 해드려야 된다"며 "일이 너무 고되면 금방 관두는데, 그런 경우 또 대체 인력을 뽑아야 하고 교육도 해야 하고 사실 그러다 보면 식당 운영 차원에서는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음식점 채용 공고 3년 연속 줄어"
AI와 로봇의 여파일까요.
영업시간 감소나 인구 감소 등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최근 3년 동안 일반음식점 그리고 외식·음료 분야에서의 채용 공고가 줄어들었다는 통계(알바천국, 2026)도 나왔습니다.
2023년과 2025년은 각각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인간은 기계를 잘 조율하고, 관리하고, 감독하는 역할로 이동될 것"이라며 "문제는 관리 감독하는 그런 인력의 숫자가 그렇게 많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술 발전의 속도는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무인화, 자동화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수용하고 대응할지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 구하기 어렵다'와 '로봇이 사람보다 경제적이다'는 생각이 힘을 얻는 동안, 사람의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Ro동이 온다①] 내 목소리가 나를 잘랐다…성우 삼키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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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원 기자 (pcb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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