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재판서 첫 대면···눈시울 붉힌 남편은 아내만 보고, 아내는 정면만 봤다

김정화 기자 2026. 4. 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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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배우자이지요” 묻자 김건희 “네 맞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증인은 피고인 윤석열의 배우자이지요?”

“……네, 맞습니다.”

14일 오후 2시8분 서울중앙지법 311호 형사 중법정.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증인석에 앉은 김건희 여사를 향해 질문하자, 잠시 침묵이 이어진 뒤 김 여사가 이같이 대답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명씨의 공판을 열고 김 여사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조은석 내란 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이후 이들은 9개월 만에 얼굴을 마주보게 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같은 날 법원에서 각각 재판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 법정에서 대면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남색 정장에 넥타이 없이 흰 셔츠 차림을 한 윤 전 대통령이 먼저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 앉았다. 약 10분 뒤 김 여사가 교도관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서자, 윤 전 대통령은 붉어진 눈시울로 김 여사를 한동안 바라봤다. 김 여사를 향해 몸을 틀고 시선을 똑바로 고정한 채 옅은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웃기도 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대체로 정면에 재판부 쪽만 바라봤다.

특검은 김 여사를 향해 “함성득 교수 소개로 명태균을 처음 만났나” “명태균에게 수차례 윤석열 후보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것이 맞나” “여론 조사를 실시하면 비용이 발생하는데, 증인 부부는 한번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맞나” 등을 물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맞다”고 대답하는 것 외에는 전부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답변해 신문이 3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법정에는 김 여사와 명씨가 여론조사와 관련해 나눈 통화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김 여사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이에 대해서도 “증언을 거부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이 종료되고 김 여사가 증인석에서 일어나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법정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바라봤다.

앞서 재판부가 언론사 등의 촬영 신청을 불허하면서, 윤 전 부부의 법정 재회 모습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공개되지는 않는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의 마스크 착용 여부와 관련한 설명도 내놨다. 이 재판부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13일 김 여사가 증인으로 나오자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했다.

이진관 재판장은 “기본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제한하진 않는다. 그러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할 대상자에 대해서는 태도와 표정도 함께 판단의 자료로 삼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증인신문에서 증인, 피고인 신문에서 피고인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을 제한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마무리하며 오는 5월12일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판결 선고는 6월 중 나올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총 58회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명씨에게는 같은 기간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기부한 혐의가 적용됐다.

김 여사는 같은 혐의로 따로 기소 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1심 판단이다. 항소심 판단은 오는 28일 나온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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