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100만톤 기업’ 70곳, 국내 배출 65% 차지

최원형 기자 2026. 4. 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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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이면…저감조치 노력에도
삼성전자·하이닉스 온실가스 배출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100만톤이 넘는 ‘100만톤 클럽’에 속하는 기업(기관)은 모두 70개로,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65.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9위 기업은 연간 배출량이 1000만톤을 넘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국토환경연구원, 지속가능발전학회, 기후넥서스가 함께 참여한 ‘기업기후행동평가연구팀’은 14일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의 성적표’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따져본 결과, 2024년 우리나라 기업들 가운데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톤 이상인 기업은 모두 70개였다. 이들의 배출량은 4억5300만톤으로,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6억9158만톤(잠정치)의 65.6%를 차지한다. 2023년과 비교하면, ‘100만톤 클럽’에 기존 8개 기업이 빠지고 7개 기업이 새로 들어왔다.

이 가운데 발전 부문의 배출량은 다른 기업들이 전력을 사서 쓰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배출량(스코프 2)과 중복된다. 한국중부발전(2위)·한국남동발전(3위)·한국서부발전(5위)·한국동서발전(6위)·한국남부발전(7위) 등 발전·에너지 부문을 제외하는 경우 ‘100만톤 클럽’에 속한 업체는 모두 41개로, 이들의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36%에 해당하는 2억4910만톤이었다. 구체적으로, 철강업체 포스코(배출량 1위)·현대제철(4위), 반도체업체 삼성전자(8위)·에스케이하이닉스(20위), 시멘트업체 쌍용씨앤이(9위)·삼표시멘트(19위), 정유회사 에쓰오일(10위)·지에스칼텍스(12위)·에스케이에너지(14위)·에이치디현대오일뱅크(15위)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1~9위 기업은 연간 배출량이 1000만톤 이상인데, 이들의 배출량만 모아도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39.2%인 2억6321만톤에 이른다. 연구팀은 “소수의 다배출 업체가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하느냐가 국가 탄소중립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그 점에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기업기후행동평가의 중요성이 크다”고 짚었다.

2018년과 2024년을 비교했을 때,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줄인 5개 업체는 모두 발전 부문 기업들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추진된 결과”로 풀이했다. 반면 “산업 부문의 배출량은 겉으론 감소세를 보이지만, 발전 부문을 제외하면 민간 기업의 자발적 감축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발전 부문을 제외한 ‘100만톤 클럽’ 41개 기업 가운데 배출량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엘지디스플레이, 포스코, 서울특별시 등으로 나타났다.

‘100만톤 클럽’ 중 배출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현대제철, 삼성전자, 에이치디현대케미칼, 에스케이하이닉스, 에쓰오일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업종으로 보면 석유화학, 정유, 반도체를 중심으로 배출량이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짚었다. 2018년 대비 증가율을 기준으로 하면 에이치디현대케미칼(134.1%), 엘지유플러스(37.2%), 에스케이하이닉스(28.1%), 현대제철(28%), 삼성전자(26.2%)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반도체 업종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경우 절대 배출량은 계속 늘었지만, 제품 생산에 따른 ‘탄소집약도’는 하락하는 추세”라며 “이는 두 기업이 배출저감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반도체 호황과 공장 증설에 따른 전체 생산량 증가 폭이 감축 속도를 앞질렀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종합적으로 연구팀은 “우리나라 산업 부문의 배출량은 사실상 정체 상태이거나, 일부 업종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이는 장기적인 기후위기 대응보다 단기 이익을 우선하는 기업의 관성과 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해 강한 규제를 주저하는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맞물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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