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지고 전기차 뜨고… 정유 4사, 윤활유 사업 박차

최성원 기자 2026. 4. 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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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유업계가 내연기관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윤활유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차량용·산업용은 물론 전기차용 윤활유와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유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 판매량도 많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윤활유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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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윤활유부터 AI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유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정유사들의 윤활유 사업이 전기차와 AI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기념 기술사업화 박람회 및 우수성과 전시회서 SK이노베이션이 선보인 'EV Fluid 차세대 윤활유 솔루션'. /사진=뉴스1
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유업계가 내연기관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윤활유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차량용·산업용은 물론 전기차용 윤활유와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유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1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는 4만1918대로 집계했다. 2022년 9월 2만대를 넘어선 국내 전기차 월간 판매량은 3년 5개월간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 2월 3만대를 돌파했고 한 달 만에 4만대를 넘어섰다. 유럽 주요국에서도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독일은 지난달 전기차 신규 등록이 전년 동월 대비 66.2% 증가했고 영국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전쟁 이후 유가 변동성이 확대돼 내연기관차 선호도는 줄고 유지비가 안정적이면서 지원 정책도 뒷받침되는 전기차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맞봉쇄에 나서며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정유업계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윤활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줄면 휘발유·경유 등 수송용 연료 소비가 위축돼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윤활유 사업은 변동성이 큰 정유 사업과 달리 정기적인 교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 차량용뿐 아니라 공장 설비, 선박 등에 쓰이는 산업용 윤활유까지 사용처도 다양하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지난해 정유 4사의 윤활유 부문은 정유·석화 부문의 부진을 메우기도 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가 오기 전 빠르게 증가하는 전기차 판매량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용 윤활유 상용화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담당인 SK엔무브는 기존 브랜드인 지크를 통해 2013년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윤활유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는 물론 북미 완성차 업체에도 윤활유를 공급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21년 'S-OIL SEVEN EV'를 론칭하고 국내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전용 윤활유를 납품하고 있다. GS칼텍스도 같은 해 'Kixx EV'를 론칭한 데 이어 전기차용 트랜스미션 윤활유를 국내 전기차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를 새롭게 선보이며 후발주자로 시장에 합류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힘입어 액침 냉각유도 윤활유 부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액침 냉각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자 부품을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액체로 식혀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정유 4사는 액침 냉각유를 개발·실증하고 일부 협력사에 공급하는 등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마켓샌드마켓스는 액침 냉각유 시장이 2025년 5억7000만달러에서 2032년 26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24.2%씩 성장할 거라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 판매량도 많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윤활유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최성원 기자 choice1@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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