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이 남긴 ‘코카인 하마’ 안락사 승인…“인간 무책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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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정부가 과거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1949~1993)가 들여온 하마 수십 마리를 안락사하기로 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당시 에스코바르는 '노아의 방주'를 만들겠다며 대도시 메데인 외곽 농장에 개인 동물원을 만들고 미국에서 하마 4마리를 밀수해 왔다.
콜롬비아 환경당국은 하마가 주변 마을 주민을 위협하고 강에 사는 매너티 등 토착종들과 먹이·서식지를 놓고 경쟁한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아프리카와 달리 하마의 천적이 없어 개체 수 조절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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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정부가 과거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1949~1993)가 들여온 하마 수십 마리를 안락사하기로 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토착종과 주변 마을 주민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13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등은 콜롬비아 환경당국이 이날 콜롬비아 중부 지역에 서식하는 하마를 안락사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레네 벨레스 환경부 장관은 일부 하마를 중성화하거나 동물원으로 옮기는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가 없었다며 안락사를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벨레스 장관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개체수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반드시 이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레스 장관은 이번 조처로 최대 80마리가 안락사 될 수 있다면서도 정확한 포획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콜롬비아는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야생 하마가 서식하는 국가다. 이 하마들은 ‘코카인 하마’라고 불리는데 1980년대 에스코바르가 들여온 것에서 유래했다. 당시 에스코바르는 ‘노아의 방주’를 만들겠다며 대도시 메데인 외곽 농장에 개인 동물원을 만들고 미국에서 하마 4마리를 밀수해 왔다.
1993년 에스코바르가 콜롬비아 경찰의 총에 맞아 죽은 뒤 문제가 시작됐다. 포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당국이 야생의 하마들을 방치한 것이다. 결국 2022년 기준 ‘코카인 하마’는 170마리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콜롬비아 환경당국은 하마가 주변 마을 주민을 위협하고 강에 사는 매너티 등 토착종들과 먹이·서식지를 놓고 경쟁한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아프리카와 달리 하마의 천적이 없어 개체 수 조절이 어렵다. 이들이 쏟아내는 막대한 양의 배설물이 강의 산소 농도에 영향을 미쳐 물고기 대량 폐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아프리카로 돌려보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적 결함이 있고 질병을 옮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일부 하마를 중성화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비용 문제에 부딪혔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코카인 하마’는 관광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주변 마을 주민들은 하마 관찰 투어를 운영하고 하마 기념품을 판매한다. 콜롬비아 정부가 에스코바르 사후 몰수한 목장의 주요 볼거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곳은 현재 수영장, 동물원을 갖춘 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다.
콜롬비아 동물 복지 운동가들은 정부의 대규모 안락사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투우 금지법’ 제정을 주도한 상원의원이자 동물권 운동가인 안드레아 파딜라는 이날 페이스북에 “쉽고 잔인한 결정”이라며 “살해와 학살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해결책”이라고 썼다. 이어 하마들이 “무책임, 방치, 태만, 그리고 국가적 부패의 희생양”이라며 “벨레스 장관은 더 많은 방안을 검토하고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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