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에 러, 고액 걸고 대학생 드론 부대 모집...성적 낮은 학생도 타겟

현정민 기자 2026. 4. 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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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69개 대학서 모집 설명회 개최
성적 부진·제적 학생 집중 공략…출석 강제하기도
1년 복무에 복학 기회부터 등록금·기숙사 혜택 제공
2022년도 대규모 동원령 피하기 위한 ‘우회 전략’으로 풀이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 장기화 속 병력 확보를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드론 부대 모집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추가 동원령 없이 병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대학생 대상 입대 홍보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적자에 대한 복학 보장부터 고액 보수, 학비 면제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학생층까지 사실상 전쟁 동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부분 동원령, 용병·수감자 모집, 고액 계약금 지급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했으나, 충분한 병력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달 러시아 상원에서는 자국군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들을 강제 추방 대상에서 제외하고 강제 노역을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하기도 했는데, 이 또한 병력 확보를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궁지에 몰린 러시아 당국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않았던 대학생 집단까지 모집 대상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집은 전국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 2월 이후 러시아 전역 최소 269개 대학에서 설명회가 열린 것으로 집계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설명회 출석을 사실상 강제하거나, 성적 부진 학생을 별도로 호출하는 압박성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성적 부진으로 퇴학 위기에 놓인 학생들은 주요 모병 타깃이 되고 있다. 카잔의 한 대학 관계자는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 “더 이상 학생이 아닌 이들이 새로운 군대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하는가 하면, 시베리아 대학에서는 남학생들에게 설명회 참석을 요구하고 출석까지 확인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군 당국은 드론 부대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보직으로 강조, 높은 급여와 첨단 기술 습득 기회를 내세워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다. 모집 담당자들은 드론 부대의 높은 급여와 낮은 위험성을 강조하도록 지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홍보 내용과 달리 드론 운용 인력 또한 전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군 계약은 사실상 무기한이라는 점에서 ‘1년 복무 후 복귀’라는 설명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러시아는 드론 전력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에도 나선 바 있다. 지난해 11월 당국은 별도 군종인 ‘무인 시스템군’을 창설, 올해 말까지 병력을 16만5500명으로 두 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이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며 전황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은 데 따른 조치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은 “최근 드론 부대의 훈련과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경제적 유인이 특히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부대 입대가 의무 복무를 대체할 수 없으며, 더 높은 보수와 수요가 높은 전문 기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대학에서 휴학한 이후 제적된 한 학생은 “1년 복무 후 무료 등록금, 기숙사 제공, 석사 과정 진학 보장까지 포함해 652만루블(약 1억3000만원) 지급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평균 임금의 약 4.5배 수준이다.

다만 현장에선 학생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등 주요 대학에선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입대를 권유받은 학생들이 편입학을 선택하는 사례도 보고됐으며, 드론 관련 행사와 홍보에 불만을 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학생 모병이 2022년과 같은 대규모 동원령 재개를 피하기 위한 당국의 우회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내려 30만명을 징집,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결정할 때까지 복무를 강제하는 조치를 내렸는데, 당시 수많은 러시아 남성들은 징집을 피해 해외에 난민 지위를 신청한 바 있다.

비영리 단체 ‘양심적 병역 거부자 운동’의 아르툠 클리가 변호사는 “당국은 입대 보너스를 도입하고, 동원 예비군을 만들고, 이제는 학생들까지 모집하고 있다”며 “동원령을 피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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