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없는 게 아니다”…14경기 무승에 강등 확률 46.5%, 데제르비가 진단한 토트넘의 진짜 병명은?

새 감독도 약이 되지 못했다.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이 이끈 토트넘의 첫 경기가 0-1 패배로 끝났다. 토트넘은 지난 12일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에서 노르디 무키엘레의 슛이 센터백 미키 판더펜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결승골을 내줬다. 강등권인 18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들어 리그 14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5무 9패). 1934년 12월 이후 91년 만의 일로,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긴 리그 무승 기록이다. 옵타 슈퍼컴퓨터가 산출한 토트넘의 강등 확률은 46.5%로, 같은 강등권 탈출 경쟁 팀인 웨스트햄(37.35%)과 노팅엄(10.29%)을 크게 웃돈다.
데제르비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태도와 정신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 한 경기만 이기면 분위기가 확 바뀔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앞서 공개적으로 밝혀온 진단은 다르다. 진짜 병명은 실력 부족이 아니라 ‘라커룸에서 사라진 긍정적인 마인드’다. 이길 실력은 갖추고 있지만 강등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에 짓눌려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상은 경기 장면에서 반복된다. 코너 갤러거 혼자 압박에 나서면 뒤따라오는 선수가 없어 수비 라인에 공간이 생기고, 실점 이후에도 열심히 뛰는 모습 없이 특정 선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상대와 충돌한 뒤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팀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토트넘은 웨스트햄보다 11점, 노팅엄보다 7점 앞서 있었다. 지금은 두 팀 모두에 역전당했다. 남은 6경기,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데제르비 감독이 직전까지 이끌었던 브라이턴이다. 1977년 이후 한 번도 2부로 강등된 적 없는 토트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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