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구 비례 AI 특허 세계 1위...미·중 'AI 격차' 소멸은 과제

이지원 2026. 4. 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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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반도체 인프라·AI 기본법 등 높은 평가, 글로벌 AI 경쟁력 입증
사라진 美中 AI 격차, 양국 모델 성능 점수 격차 단 39점  
배경훈 장관 "AI 3대 강국 위해 정책 지원 강화"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의 추가 급격히 기울고 있다. 그간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미국의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중국이 모델 성능부터 산업용 인프라까지 모든 측면에서 미국과 비등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인구 대비 AI 특허 수 등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며 기술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지만, 미·중 간 격차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향후 입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韓, 인구당 AI 특허 건수 세계 1위...글로벌 AI 경쟁력 입증
미국 스탠퍼드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AI 지수 2026 보고서' 요약 [사진=과기부]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AI 지수 2026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 부문에서 미국(50개), 중국(30개)에 이어 세계 3위(5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한 성과로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을 앞선 수치다.

특히 혁신 지표인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수’에서는 14.31로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산업용 로봇 도입 수 세계 4위(3만 600대), AI 도입률 상승폭 1위을 각각 기록했다. 

정책적 대응도 선제적이었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중 AI 관련 법안 통과 수 2위(17건)를 기록했으며, 보고서는 한국의 ‘AI 기본법’을 국가 차원의 산업 육성과 신뢰 기반 조성을 위한 선도적 사례로 소개했다. 규제보다 혁신을 우선하는 정책 비율 역시 세계 2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LG AI연구원이 4개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을 배출했다. [사진=HAI]

기업 및 기관별 성과도 두드러졌다. LG AI연구원은 '2025년 기관별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에서 4개로 집계돼 딥시크, 칭화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미국 마이크론과 함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선도국 대비 부족한 민간 투자와 인재 유출 현상은 과제로 남았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고속도로 구축과 독자 모델 확보 등 국가 차원의 지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美中 AI 격차 사라져…양국 모델 성능 점수 격차 단 39점  
문제는 이러한 정책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의 부상이 한국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은 AI 모델 성능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잡으며 명실상부한 기술 강국으로 올라서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미국 최상위 모델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4.6 오퍼스'와 중국 최상위 모델 '돌라-시드-2.0' 간 격차는 단 39점에 불과했다. [사진=HA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미국 최상위 모델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4.6 오퍼스'와 중국 최상위 모델인 '돌라-시드-2.0' 간 격차는 단 39점에 불과하다. 2023년까지만 해도 300점 이상 벌어졌던 양국의 격차는 지난해 딥시크-R1의 등장으로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으며, 이후 사실상 기술적 우위를 논하기 어려운 상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모델 성능뿐만 아니라 연구와 제조 인프라 전반에서 미국을 압도하거나 이미 추월했다. 2024년 중국은 전 세계 설치량의 54%에 달하는 29만 5000대의 산업용 로봇을 설치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의 8.6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AI 관련 논문 발행량, 인용 횟수, 특허 부여 수 등 모든 정량적 데이터에서 미국을 앞섰으며 누적 모델 출시 건수 역시 3년 새 5배 이상 급증하며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자본력에서도 지각 변동이 감지된다. 2025년 미국의 민간 AI 투자액은 2859억 달러로 중국(124억 달러)보다 23배 이상 많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막대한 규모의 정부 AI 지원 기금을 고려했을 때 중국의 전체 AI 지출액은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 정부 지원 기금은 2000년~2023년 사이 AI 기업에 약 1840억 달러를 투자했다.

미국은 핵심 경쟁력이었던 ‘인재 흡수력’에서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 내 AI 연구원 유입은 2017년 이후 89% 급감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만 80%가 빠져나갔다. 외신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던 중국계 인공지능(AI) 인재들이 최근 1년 새 중국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픈AI를 떠나 선전에서 로봇 스타트업을 세운 로저 장, 알리바바가 구글 딥마인드에서 영입한 연구자 저우하오 등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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