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민성장펀드, 첨단산업 키울 '장기 인내자본'으로

류태웅 2026. 4. 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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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국민성장펀드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강화 방안'의 핵심은 단순히 자금의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넘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지탱하는 산업 자본의 성격을 띤다"며 "민간의 전문성과 정책금융의 인내심을 결합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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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기에 쫓기던 정책금융 한계 극복... 10년 이상 장기 펀드 도입
‘수익률’ 대신 ‘산업 기여도’로 운용사 평가... 부처 간 칸막이 허문 협의체 가동

국민성장펀드 운영방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국민성장펀드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강화 방안'의 핵심은 단순히 자금의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간의 정책성 펀드가 가졌던 고질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산업 현장의 성장 주기(라이프사이클)에 맞춘 '인내자본'으로 운용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정책성 펀드가 첨단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통상 7~8년 내외인 기존 펀드의 존속기간은 기술 자립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딥테크(고위험 첨단기술)' 기업이나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스케일업(성장 단계)' 기업을 뒷받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창업기업이 상장(IPO)까지 평균 14년이 소요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7년 만기에 쫓기는 펀드는 결국 수익이 확실한 '성숙 기업'이나 '안전한 투자'에만 집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금융위는 이러한 '자금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허용하는 '초장기 프로젝트 지원 펀드'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망 기업들이 이른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무사히 건너 세계적인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토양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운용사(GP) 선정과 평가 방식도 전면 혁신한다. 과거에는 내부수익률(IRR) 등 단기 재무 성과가 주요 평가지표였다면, 앞으로는 해당 첨단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기업의 장기 성장 지원 역량 등 '산업 기여도'를 최우선으로 본다. 펀드 운용사가 수익률에 급급해 유망 기업을 조기에 매각하는 관행을 막고, 기업과 함께 호흡하며 가치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한 금융과 산업의 칸막이를 허물기 위해 산업부,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성장기업발굴협의체'를 신설한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유망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후속 투자를 연계함으로써, 정책 자금이 민간 투자의 공백을 메운다는 전략이다.

직접투자(15조원)는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위험 프로젝트나 대규모 양산 설비 투자의 '전략적 마중물' 임무를 수행한다. 이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기고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6400억원의 대규모 직접투자를 실행한 사례처럼, 국가 전략적 가치가 높은 사업에 인내심 있는 대규모 자본을 공급한다.

동시에 투자 자금이 원활히 회수되고 다시 첨단산업으로 재투자될 수 있도록 코스닥 초기 상장기업 펀드와 인수합병(M&A) 펀드 등 회수 시장 인프라도 대폭 확충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넘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지탱하는 산업 자본의 성격을 띤다”며 “민간의 전문성과 정책금융의 인내심을 결합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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