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거제에 ‘양달석 기념관(미술관)’ 짓자”

김은영 2026. 4. 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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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섬거제협의회’ 결성하고 추진
한국 근대미술 일군 주역 중 1인
부산미술협회 1·2대 회장도 역임
임호건 관장 “그간 모은 작품 기증”
필요하면 부지 구입비도 보탤 의사
‘양달석 특별전’은 19일까지 선보여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작품. 해조음미술관이 소장 중인 작품으로 오는 19일까지 경남 거제시 갤러리예술섬에서 공개된다. 해조음미술관 제공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작품. 해조음미술관 제공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작품. 해조음미술관 제공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작품. 해조음미술관 제공

경남 거제시 사등면 성내리 출신으로, 부산미술협회(전 부산미술가동맹) 1·2대 회장을 역임한 여산 양달석(1908~1984) 화가를 기리는 미술관 건립 움직임이 고향 거제를 중심으로 일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립 후보지는 양달석 화가가 유년 시절을 보낸 성내마을이 거론된다.

14일 ‘예술섬거제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19일까지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 갤러리예술섬 2관(무료 관람)에서 열리는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 개막에 맞춰 협의회를 정식 발족했다. 초대 회장은 자신이 살던 주택과 이웃한 집을 개조해 지난해 8월 개인 미술관 ‘해조음미술관’(금~일 예약제 유료 관람)으로 문을 연 ㈜가야특수강 대표이자 미술 컬렉터인 임호건 관장이 맡았다. 해조음미술관은 부산 경남의 근대 작가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상설 전시하고 있다.
‘예술섬거제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은 해조음미술관 임호건 관장. 지난 12일 경남 거제시 하청면 칠천로 해조음미술관에서 만났다. 김은영 기자 key66@

민간이 주도하는 이 ‘협의회’는 △양달석미술관 건립 추진 △거제환경예술제(가칭) 창설 △아트페어 준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4일 오후 갤러리예술섬에서 열린 ‘협의회’ 창립총회에는 변광룡 거제시장, 거제시문화예술재단과 청마기념관(유치환기념관)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중 39명이 운영위원으로 합류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임 관장은 “양달석 선생은 한국의 근대미술을 일군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1984년 향년 77세로 타계한 후 대한민국 주류 미술사에선 거의 잊힌 존재가 되었다”면서 “만약 양달석 선생이 부산·경남이 아닌 서울 수도권에서 활동했어도 이리 대접을 받았겠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 관장은 “양달석은 경남·부산 미술계에선 아버지와 같은 분으로, 거제 사람들조차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워 기념관이 되든 미술관이 되든 거제에서 꼭 짓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 개막에 맞춰 지난 4일 경남 거제시 갤러리예술섬에서 열린 ‘예술섬거제협의회’ 창립총회 모습. 갤러리예술섬 제공
실제로도 양달석은 생애 2600여 점이 넘는 작품을 제작하는 등 평생을 전업화가로 살면서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을 오가는 화가로서 국전 초대작가의 영예를 얻었다. 또한 양달석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근대미술 60년전’(1972년), ‘한국현대미술-한국현역작가 100인전’(1973년), ‘한국현대미술-1950년대 서양화전’(1979년)에도 꾸준히 포함시켰다. 1980년에 나온 <한국현대미술전집>(전 20권) 중 11권에는 ‘향토적 주제의 회복’이란 주제로 기라성 같은 한국 작가 4명(이중섭/박수근/장욱진/양달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경남 거제시 갤러리예술섬 2층 전시 공간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작품. 해조음미술관이 소장 중인 작품으로 '소와 목동' 연작 중 하나이다. 김은영 기자 key66@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작품. 부산 자갈치 시장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은영 기자 key66@
‘목동과 낙원을 그린 거제 화가, 양달석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작품. 말년 작품으로 추정된다. 김은영 기자 key66@

현재 갤러리예술섬 특별전에는 임 관장이 그동안 사 모은 양달석 작품 가운데 7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전시 공간이 협소해 기존 진행하던 ‘섬 사랑의 방법-4인(사야, 위세복, 김창환, 조덕래) 기획전’ 공간까지 대폭 줄여서 양달석 작품을 내걸었다. 해조음미술관에도 양달석 작품 30여 점이 걸려 있다. 개인과 국공립 미술관을 통틀어서 양달석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임 관장은 “기념관이나 미술관이 성사된다면 양달석 작품 일체를 기증하는 것 외에 부지 확보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사등면 인근 둔덕면에 들어서 있는 청마기념관까지 연결해 예술섬 거제의 단초를 놓고 싶다”고 덧붙였다.

갤러리예술섬 김형석 예술감독은 “‘협의회’ 출범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거제를 예술섬으로 만들기 위한 작지만 담대한 여정의 출발”이라면서 “거제도가 고향인 청마 유치환 시인, 여산 양달석 화가, 그리고 고향은 아니지만 동백꽃으로 유명한 지심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 ‘팔색조의 섬’을 쓴 현대문학의 거장 고 윤후명 작가를 통해 거제를 아트 브랜딩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사등면 성내마을은 ‘소와 목동의 화가’ 양달석이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그가 그린 작품 배경을 실제처럼 볼 수 있는 곳으로, 여전히 목가적인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이 일대는 현재 남부내륙철도(KTX) 기지가 2031년 들어설 예정이고, 사등성 일원 단계적 복원 계획 등으로 더 이상의 개발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 기념관이 들어서기엔 적임지라고 ‘협의회’ 관계자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