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경상남도기록원 공동기획- 기록으로 보는 경남] (16)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
일제강점기 선거
지방세 납부 실적 포함
나이·성별·거주지 제한
조선인 참정권 사실상 배제
해방 후 1952년 정부 수립
최초 지방선거 실시
선거 공정성 강화
부정선거로 촉발된
3·15의거, 4·19혁명 후
1960년 지방자치법 개정
시·도지사 ‘주민직선제’
투표용지 서명제 마련
‘한 표’로 여는 새 역사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30년간 지방선거 중단
1995년 전국 규모 치러져
오는 6월 3일 제9회 지선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비밀선거.

부산에서 촬영된 시·읍·면의회 투표장면(1952. 4. 25.)/UN Photo JD/

제1회 경남도(창원 북면) 지방선거(1991. 6. 20. 양해광기증기록물)./경남기록원/
여성의 선거권은 1893년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초로 인정됐고, 미국에서는 1920년, 영국에서는 1928년에 이르러서야 남성과 동등한 수준으로 보장됐다. 미국의 흑인 남성은 1870년 미국 수정헌법 제15조를 통해 법적으로 참정권이 보장됐지만, 문해시험·인두세 등 각종 차별적 장치로 인해 실제 행사에는 큰 제약이 있었다. 이러한 제한은 1965년 투표권법 제정 이후에야 비로소 해소되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첫 지방선거에 대한 정보와 투표를 권유하는 미국 정보원 안내판을 보고 있다. (1952. 4. 1.) /UN Photo / JD/
물론 우리나라에도 선거권 배제의 역사가 있다. 다만 이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시행한 제도라는 점에서, 이를 곧바로 대한민국 지방선거의 역사와 연결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1931년 지방제도 개정 이후 도·부·읍회가 설치됐고, 부회·읍회·면협의회원은 제한된 선거권을 가진 주민의 직선으로 선출됐다. 도회의원의 경우 정수의 3분의 2는 부·읍회의원 및 면협의회원이 참여하는 간접선거로, 나머지 3분의 1은 도지사의 임명으로 충원됐다. 당시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25세 이상의 남자로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고 1년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일정액 이상의 지방세(부세·읍세·면세 연액 5원 이상)를 납부한 자에 한정됐다. 식민지 지배하에서 부세 5원 이상을 납부할 수 있는 조선인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으므로, 실질적으로 지방선거에서 배제됐다고 볼 수 있다.

제1회 동시지방선거(1995,6,12, 양해광기증기록물)/경상남도기록원 소장/

의회 선거운동(1991년 3월, 양해광기증기록물).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도의회의원선거관할구역도(마산시, 1960년)./경상남도기록원 소장/

경남도의 예산 및 업무추진, 도의회 정보 및 도내 각종안내 사항을 소개한 기관지(경남공론)(1953~1956)/경상남도기록원 소장/
그러나 이듬해 5·16 군사쿠데타 이후 지방자치는 사실상 폐지됐고, 지방선거는 1991년까지 약 30년간 중단됐다. 이후 1990년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가 부활했고, 1991년 지방의회의원 선거가 실시됐다. 이어 1995년 6월 27일에는 시·도지사, 시·군·구의 장, 시·도의회의원, 시·군·구의회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전국 규모의 지방선거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이는 ‘공직선거 및 선거 부정 방지법’에 근거한 최초의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오늘날 지방선거 제도의 출발점이 됐다. 이후 2022년까지 총 8회의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됐으며, 2026년 6월 3일 제9회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경남도 도회 의원 선거 5월 10일 시행 결정(부산일보, 1933, 대한민국신문아카이브)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崔漢綺, 1803~1877)가 쓴 ‘인정(人政)’의 ‘선인문편(選人門篇)’에 나오는 구절로, 어진 사람을 올바르게 뽑아 바른 정치를 하면 백성이 평안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온 세상이 근심과 고통 속에 빠진다는 뜻이다. 인사가 곧 만사(人事가 곧 萬事) 라는 말처럼, 선거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다가오는 6월 3일, 우리는 모두 ‘인사권자’의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며, 다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 것이다.
전가희 기록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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