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군대에 이용? NO" 美 국방부 요청 거절한 클로드 '고집 있는' 질주
1위 챗GPT 추격하는 클로드
국내서도 점유율 급상승
전문성에 집중한 게 성과
‘공익 법인’ 정체성도 한몫
오픈AI의 독주 체제였던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가 압도적인 기술 도약을 발판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다. 여기에 오픈AI와 상반된 앤트로픽의 고집스러운 '기업 윤리'도 한몫했다. 미국 국방부의 압박 속에서도 '군사적 이용 불가'라는 윤리적 원칙을 지켜낸 건 대표 사례다.

챗GPT가 사실상 장악 중인 국내 시장에서도 클로드의 성장세가 두각을 보인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3월 클로드의 국내 3월 신규 설치 건수는 36만5073건으로 오픈AI 챗GPT(91만9461건), 구글 제미나이(42만349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1월(4만2701건ㆍ10위) 성적과 비교하면 2개월 만에 순위가 7계단 상승했다.
■ 전략① 전문성에 '올인' 전략=사용자들이 클로드에 몰리는 이유가 뭘까. AI 업계에선 지난 2월 5일 업데이트한 신모델 '클로드 오푸스(Opus) 4.6'이 이용자들에게 각광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100만 토큰(AI가 텍스트를 이해하는 최소 단위)을 적용해 방대한 양의 문서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된 점, 강력한 에이전트 기능(AI가 혼자서 앱을 다루는 기능)으로 코드를 생성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능력이 탁월해진 점 등이 이번 모델의 강점이다. "코딩 분야에선 클로드가 챗GPT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래밍ㆍ마케팅 등 전문 직군에서 챗GPT 대신 클로드를 선택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AI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1만5000개 미국 기업의 70%가 챗GPT 대신 클로드를 선택했다는 최근 통계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미국 재무 자동화 플랫폼 '램프'ㆍ3월 11일).
■ 전략② 고집스런 '공익 우선주의'=클로드가 각광 받자 운영사인 앤트로픽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앤트로픽은 오픈AI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21년, 당시 비영리 기업이었던 오픈AI가 AI 개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영리 활동을 시작하자, 이에 반발한 몇몇 오픈AI 직원들이 회사를 나와 지금의 앤트로픽을 세웠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앤트로픽은 비영리 가치를 우선시하는 '공익 법인(Publick Benefit Corporation·PBC)'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픈AI가 대중화와 수익성 확대에 열을 올릴 때, 앤트로픽이 전문 직종에 특화한 기술 개발과 안전성에 무게중심을 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AI 안전 문제를 두고도 앤트로픽은 오픈AI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 앤트로픽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정면충돌한 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월 24일 미 국방부가 앤트로픽 등 AI 기업들에 '모든 군사적 결정에서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라'고 요구하자, 이를 앤트로픽이 거부하면서 둘 사이에 마찰이 생겼다.
![[자료 | 모바일인덱스, 참고 | 한국 3월 기준, 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4/thescoop1/20260414124806891bekq.jpg)
미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앤트로픽과 맺었던 2억 달러(약 2975억원) 규모의 계약을 파기해도 앤트로픽은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 역시 오픈AI가 3월 27일 미 국방부의 네트워크에 챗GPT를 배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과는 정반대다.[※참고: 완전자율무기란 AI를 활용해 인간의 개입이나 통제 없이 스스로 목표물을 식별하고 살상하는 무기체계를 의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안전과 공익을 추구한 앤트로픽의 '고집'은 업계의 이목을 끄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AI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자, 기업과 소비자들이 단순히 '똑똑한 AI'를 넘어 '믿을 수 있는 AI'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 보안과 윤리적 리스크에 민감한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안전과 공익을 추구하는 앤트로픽의 기업 윤리가 주목받고 있다.
아라 카라지안 램프 수석 연구원은 3월 11일 보고서에서 "과거에는 얼리어답터들만 쓰던 클로드가 이젠 기업들의 기본값(default)이 됐다"면서 "개발직과 전문직 종사자를 집중 공략한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인 챗GPT를 턱밑까지 추격한 클로드의 돌풍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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