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나온다”는 그 저수지… 영화 ‘살목지’ 흥행에 방문객 북적

박선민 기자 2026. 4. 1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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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목지' 스틸

공포 영화 ‘살목지’가 흥행하면서 실제 촬영지인 충남 예산의 저수지가 이목을 끌고 있다.

1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8일 개봉한 ‘살목지’는 개봉 첫 주말인 지난 10∼12일 53만6000여 명(매출액 점유율 47.2%)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72만4000명이다.

‘살목지’는 기이한 소문이 가득한 살목지 저수지 로드뷰 촬영본에서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된 뒤, 재촬영을 위해 그곳을 찾은 촬영팀이 검은 물속의 물귀신과 마주하며 겪는 공포를 다룬 영화다. 공포 장르에 천착해 온 이상민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의 실제 촬영 배경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982년 조성된 예산군 광시면의 저수지 산묵지로 알려져 있다. 산묵지는 영화 개봉 전부터 옛 지명 ‘살목’을 따 살목지로 불렸다. 예산군은 이곳의 지형이 화살나무처럼 생겼거나 화살나무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죽일 살(殺)’을 떠올리게 하는 저수지 이름과 실제로 전해지는 여러 흉흉한 괴담 때문에 이곳은 공포 이야기 소재로 종종 활용됐다. 특히 2021년 MBC ‘심야괴담회’에서 다뤄진 살목지 괴담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방송에서는 물리학을 전공해 평소 귀신을 믿지 않았다는 제보자가 퇴근길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이 저수지로 향했다가 물에 빠질 뻔했다는 사연이 소개돼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회차에서는 한 무속인이 기도를 드릴 장소를 잘못 찾았다가 이곳에서 목이 90도 돌아간 귀신을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무속인은 “절대 이곳에 와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공포감을 더했다.

영화 '살목지' 스틸

이처럼 살목지는 이미 일부 공포 마니아들이 콘텐츠 등을 위해 찾는 장소였지만, 영화 ‘살목지’ 개봉 이후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음산한 새벽 시간에 살목지를 실제로 찾는 이들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는 ‘새벽 3시 살목지 상황’ 등을 제목으로 차량 여러 대가 살목지에 진입하기 위해 줄지어 선 사진이 공유됐다. 오후 11시가 넘은 늦은 밤 차량 91대가 몰리는 상황이 티맵 실시간 교통 상황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전통 민간 신앙에서 ‘자시’(오후 11시~오전 1시)는 귀문(鬼門)이 열리는 시간, 축시(오전 1시~오전 3시)는 귀신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방문객이 몰리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살리단길’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귀신이 더 무서워하겠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많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차량 여러 대가 살목지에 진입하기 위해 줄지어 선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방문객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살목지가 있는 예산군 광시면의 외지인 방문객 수는 지난 2월 첫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평일 평균 1600명, 주말 평균 3100명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늘었다. 예산군 홍보팀은 이런 관심을 반영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살목지’를 패러디한 지역 특산물 홍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본래 역할을 하던 지역 저수지가 공포 소재로 소비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곳이 실제 주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이미지 소비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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