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안타까운 소방관 2명 순직…화재 대응 매뉴얼 개선·현장 지휘 역량 높여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 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sxpFNE-i2Wo
◇ 정길훈: 완도의 한 냉동창고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1차로 불을 끈 뒤 철수했다가 다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냉동창고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는데요. 냉동창고, 물류 창고 등 산업 시설 화재로 출동한 소방관들의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화재 대응 매뉴얼은 잘 갖춰져 있는지, 또 보완할 점은 없는지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이하 이영주):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우선 이번에 화재가 어떻게 났는지, 화재 개요를 간단히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 이영주: 보도를 통해서 접하셨겠습니다만, 지난 4월 12일이었지요. 오전 8시 25분쯤에 전남 완도의 냉동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신고 접수 이후 6분 만에 매우 빨리 진압대가 현장에 도착했는데요. 이후 완도 소방서라든지 추가로 소방대원들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초기에 불길이 매우 강하면서 화재 발생한 지 30분 만에 대응을 1단계로 상향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2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앞서 설명해 주신 대로 화재 진압이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잔불 제거, 이런 것들을 위해서 창고 내부로 투입된 소방관들이 내부 유증기 폭발에 의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창고에서 페인트 제거 작업을 위한 토치, 화기를 사용한 상황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 정길훈: 불이 난 냉동창고의 내벽과 천장이 샌드위치 패널과 우레탄 폼으로 마감돼 있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불이 번지기 쉬운 환경이었던 것 같죠?

◆ 이영주: 맞습니다. 공장이라든지 물류 창고 화재 시 이런 가연물로 매우 위험하다고 이렇게 지적받는데요. 샌드위치 패널, 최근에는 이제 복합 패널이라고 하는데요. 과거에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경우에는 샌드위치 패널 안에 있는 심재, 단열재 부분이 EPS라고 하는 발포 폴리 에스틸렌 이런 가연성이 매우 높은 단열재들이 사용되거든요. 이번에는 또 냉동창고였기 때문에 벽체 안쪽으로 또 냉장 단열을 위해서 별도의 우레탄 폼이 추가로 도포된 상태였기 때문에 여기에 불이 옮겨붙으면 창고 전체로 매우 빠르게 연소가 확대되고요. 또 연기도 매우 많이 발생하는 이런 특성상, 또 창고가 사실은 밀폐도가 높기 때문에 안쪽에 열이라든지 연기, 이런 것들의 축적도 매우 심해서 화재가 더 강하고 빠르게 커진 것으로 봅니다.
◇ 정길훈: 불이 나기 전에 냉동창고 현장에서 에폭시 작업이 진행됐다고 하는데요. 에폭시라는 게 페인트칠을 말하는 겁니까?
◆ 이영주: 바닥 부분의 이런 페인트는 아니고요. 도료를 칠해서 바닥을 마감하는 이런 공사였는데요. 에폭시를 칠하는 그런 작업은 아니었고요. 이전에 도포가 돼 있던 에폭시를 제거하고, 아마 제거한 이후에 다시 도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에폭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토치로 열을 가해서 이런 부분들을 녹이면서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봅니다.
◇ 정길훈: 화재 원인을 조사해 봐야겠지만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작업자가 바닥의 페인트를 제거하기 위해서 화기지요. 토치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럴 경우에 화재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영주: 실제로 인지하지 못했다기보다는 충분한 안전에 대해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에폭시 제거 작업이라 하더라도 토치를 사용하게 되면 불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 실제로 화기를 직접 사용하는 이런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 관리에 대한 부분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냉동창고라고 하는, 앞서 말씀드린 우레탄 폼이라든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위험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라고 한다면, 작업하기 전에 좀 더 적극적인 안전 조치, 또 안전에 대한 부분을 확인한 이후에 작업이 이뤄지게끔 해야 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좀 정확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거든요. 화기 작업할 때 소화기를 주변에 비치한다든지, 또 화재 감시자를 지정해서 작업 중 화재에 대비한다든지, 또 주변에 불이 옮겨붙을 수 있는 가연물들을 충분히 정리하는 것, 이런 것들이 필요로 한데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추후 조사를 통해서 확인이 좀 필요한 상황입니다.
◇ 정길훈: 지난 2022년이었죠. 경기도 평택에서 냉동 냉장 물류창고 화재 이후에 대형 물류 창고에 대한 안전 기준이 강화됐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불이 난 완도 냉동창고에는 스프링클러 같은 그런 시설은 없었을까요?
◆ 이영주: 아마도 소규모 창고이고, 냉동창고 특성상 냉동을 하는, 한마디로 큰 냉장고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실내 공간이. 그러다 보니까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고요. 또 실제로 스프링클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번처럼 뭔가 안에서 작업을 하거나 공사를 하는, 에폭시를 제거하는 작업도 공사 중으로 본다면 이렇게 공장 내, 혹은 창고 내에서 이런 작업을 할 때 대부분 소방 시설들을 일시적으로 정지하거든요. 왜냐하면 작업 중에 여러 가지 오작동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그래서 아마도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것, 또 혹은 설치 대상이 아니었던 부분들은 맞지만, 스프링클러가 없었기 때문에 화재가 커졌다고 이렇게 보기는 조금 어렵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어찌 됐든 이런 작업 중에 충분한 안전 관리, 안전 조치가 됐느냐는 문제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소방관들이 순직한 경위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일단 이번에 화재 대응 과정을 보면요.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 7명이 1차로 불을 끄고 철수했어요. 그런데 다시 연기가 나는 거를 보고 냉동창고에 다시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는데요. 이럴 때 현장 대응 매뉴얼 어떻게 돼 있습니까?

◆ 이영주: 말씀하신 대로 이제 1차 진압 후에 연기가 보였다는 것은 아직 완벽하게 불이 꺼지지 않은 상태, 심부에서 화재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레탄 폼이라든지 샌드위치 패널 안에 있는, 아까도 말씀드린 EPS라는 단열재 부분 같은 경우는 불이 급격하게 타지 않더라도 불씨만 남아 있으면 안쪽에서 매우 천천히 타면서 어느 순간에 급격하게 연소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매뉴얼 상으로도 사실 물론 당연히 잔불 정리도 하고, 추가 인명 수색을 하는 그런 과정들 절차들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과정에서 1인이 혼자서 들어가서 작업하는 것들은 위험하기 때문에 2인 1조로 현장에 재진입해서 이런 작업을 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재진입해서 끄는 과정에서도 현장의 여러 가지 안전 상황들,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고요. 또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져야지만 작업하시는 분들이, 현장 대원들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끔 그렇게 매뉴얼은 구성돼 있습니다.
◇ 정길훈: 화재 현장에 진입할지 여부를 현장 지휘관이 판단할 텐데요. 화재 현장에 대한 대응 매뉴얼과 현장 지휘관의 판단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영주: 말씀하신 그대로 매뉴얼은 사실 지휘관이 현장에서 지휘하고, 또 판단하는 데 절차라든지 판단 기준 등을 정리해 놓은 거라고 보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매뉴얼과 지휘관의 판단에 괴리가 있다면 지휘관의 판단이 우선되는 것이 사실은 맞고요. 하지만, 또 이렇게 현장 활동 중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이러한 지휘나 판단에 대해서 책임을 묻게 되기 때문에 사실은 매우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문제는 책임을 묻는 이런 것들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런 현장의 위험을 판단하는 절차 자체가 없었거나 혹은 또 생략됐다면 좀 문제가 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이후에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판단이 있었는지, 또 이런 판단에 대한 부분, 근거라든지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과정들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어떻습니까? 이런 폭발이라든지 붕괴 위험이 있을 때 진입 자체를 제한할 수 있게 현장 대응 매뉴얼을 보다 더 구체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런 지적도 있던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영주: 말씀하신 대로 사실은 남을 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 빨리 이뤄져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구조하러 가는 대원들이 한마디로 내가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을 구하는 것들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화재 현장에서 실제로 대원들이 안전을 충분히 챙기는 것들은 당연히 필요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이런 부분, 진입 기준이나 이런 것들을 조금 더 판단할 수 있는 기준들, 또 정보의 획득 방법이라든지 여러 가지 것들을 좀 더 구체화할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게 매우 양면성이 있거든요. 한편으로는 대원의 안전을 강조하게 되면 현장 활동의 적극성이 떨어지니까 그러니까 사실은 구조를 바라는 사람들이나 또 진압을 빨리 해야 하는 이런 현장 활동에는 또 오히려 장애가 될 수가 있고 또 현장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하면 대원의 안전을 담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기준의 구체화도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앞서 말씀드린 어떤 지휘관의 경험, 지식, 지휘 역량, 이런 것들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도 같이 좀 개선하고 역량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정길훈: 이번 화재가 나면서 군 단위 소방서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 보면 완도와 가까운 해남소방서 북평 지역대에서 출동했는데요. 북평 지역대에서, 그러니까 대개 지역대에서 펌프차나 구급차 운용할 때 각각 3명씩, 6명이 근무해야 하는데 이번엔 4명이 근무했다고 해요. 소방서 지역대의 열악한 근무 여건,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 이영주: 소방대 인력이 부족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거든요. 벌써 10년, 20년 이상 계속 진행돼 왔던 문제점인데요. 사실 최근 10년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인력 확충, 현장 대원들의 인력 확충이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완벽하게 인력을 충원하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의 인력 확충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부분도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지역대, 사실 농어촌 지역 같은 경우는 넓은 지역이어서 소방서나 소방 센터가 사실 담당하는 지역이 너무 넓거든요. 그래서 물리적으로 출동하는 시간도 길고, 또 한 번 출동하고 나면 다른 출동을 하는 데도 매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본다면 소방서를 좀 더 늘리는 것도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소방서를 늘리기보다는 119센터, 한마디로 현장 대원들이 현장 활동 중심으로 운영되는 119센터를 늘리는 방식이 좀 더 효과적이지 않을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길훈: 냉동창고나 물류 창고, 이런 산업 시설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방관들의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어제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해서 장비 보강이나 훈련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는데요. 정부의 후속 조치는 어떤 게 뒤따라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영주: 실제로 우리나라의 소방대원들이 사용하는 개인 장비는 사실 많은 개선이 있었거든요. 사실 국제적으로도 다른 나라의 소방관들이 쓰는 방호복이라든지 방호 장비에 비해서 훨씬 더 높은 성능의 이런 장비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장비를 새롭게 더 강화한다기보다는 오래 사용된 장비들을 빠르게 교체해서 최신의 장비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부분들, 이런 것들은 좀 필요해 보이고요. 또 이번 같은 사고는 사실 개인 보호 장비의 개선만으로는 사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소방 전술이나 지휘 판단, 이런 것들의 능력을 좀 더 고도화하는, 그리고 현장 위험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현장 정보를 많이 수집해서 정확하게 분석해야 현장 활동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AI라든지, 또 최근에 빅데이터라든지, 현장의 여러 가지 탐지 기술들, 이런 것들을 좀 개선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 정길훈: 이번에 소방관 두 분이 순직하면서 함께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을지 그런 점도 걱정되는데요. 트라우마를 겪지 않게 어떤 점을 좀 보살펴야 할까요?

◆ 이영주: 당시 현장에 있었던 대원뿐만 아니라 같이 근무했던 대원들도 심리적으로 충격이 클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실제 소방관분들을 뵈면 사실 당장은 괜찮은 것 같은데요.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런 것들을 겪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 대원, 그리고 함께 근무했던 대원들, 혹은 유가족까지도 심리적인 지원이나 지속적으로 계속 관찰하면서 이러한 증세의 완화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관리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화재 경위에 대한 경찰 수사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점들이 밝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영주: 앞서 말씀드린 대로 화재 원인인 토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안전 조치, 또 승인 과정, 이런 것들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확인이 필요하고요. 또 소방관들 사망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재진입하는 과정의 위험성 평가, 그런 판단하는 과정들, 절차들이 정확하게 이뤄졌는지 이런 부분이 조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길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영주: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였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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