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CO’ 내성 코스피, 6000 탈환…악재에도 버틴다

문이림 2026. 4. 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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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후 급격히 출렁이던 국내 증시가 '타코(TACO·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에 '내성'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현기증을 일으키던 변동성 증시에서 벗어나는 형국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의 협상 과정이 증시를 장악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일간 주가의 상·하방 진폭이 제한되고 있다"며 "미·이란 전쟁에 내성과 면역력이 생기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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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거래일만에 장중 6000선 돌파
개인 29조 순매수…‘공포에 사라’
종전협상 결렬에도 방어 소폭 하락
“한국 증시, 트럼프 발언에 면역력”
미국-이란 전쟁의 종전 기대감이 재확산되고 글로벌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14일 코스피 지수가 3% 넘게 급등, 6000선을 탈환했다. 코스피가 장중 6000선을 넘어선 건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미국-이란 전쟁 후 급격히 출렁이던 국내 증시가 ‘타코(TACO·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에 ‘내성’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현기증을 일으키던 변동성 증시에서 벗어나는 형국이다.

중동 사태가 여전히 아슬아슬한 물밑 논의를 이어가는 14일에도 코스피는 6000선을 재차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정학적 악재에도 지수 낙폭은 제한되고 장중 변동성도 빠르게 흡수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일촉즉발의 강경 발언 뒤 협상 분위기를 띄우는 식의 ‘타코’ 정치에 면역력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관련기사 17면

이날 오전 10시 13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1% 오른 6001.34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51.38포인트(2.61%) 상승한 5960.00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우며 ‘육천피’를 탈환했다. 코스피가 장중 6000선을 다시 넘어선 것은 지난달 3일(장중 6180.45) 이후 30거래일만이다.

삼성전자는 오전 중 전장 대비 3%대, SK하이닉스는 7%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1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110만원대)’도 뚫었다.

전날에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6% 소폭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5730.23까지 밀렸으나 낙폭을 만회하며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협상 결렬을 공식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지시한 것에 비하면 견조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국제 유가 급등에도 증시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전날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8.45%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트럼프 노이즈’에 둔감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의 협상 과정이 증시를 장악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일간 주가의 상·하방 진폭이 제한되고 있다”며 “미·이란 전쟁에 내성과 면역력이 생기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내성을 키운 원동력은 개인 투자자의 ‘바이 더 딥(Buy the Dip·공포에 사라)’ 전략이다. 전쟁 발발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이 유가증권시장(ETF 포함)에서 기록한 누적 순매수 금액은 29조3377억원에 달했다.

최근엔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주별로 외국인은 지난달 마지막 주 13조3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달 첫째주엔 5조9000억원 순매도로 폭을 줄였다. 이어 지난주엔 5조원 규모 순매수로 전환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서 이달 들어 순매수로 전환된 게 주효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 사태 완화가 기대되는 이달 이후 외국인은 실적과 펀더멘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전 세계 증시에서 수익성 대비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는 코스피 시장의 관심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투자시장에 ‘타코’ 학습효과가 퍼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는 “협상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는 식의 ‘밀고 당기기’식 대화에 시장이 둔감해진 듯하다”고 말했다.

결국 핵심은 ‘타코’ 등 정치적 수사나 변수가 아닌 실물 경제 피해 여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수록 글로벌 경제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3월의 패닉 셀링과 4월의 안도 랠리 사이에서 투자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공급망 병목과 비용 상승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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