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페인 축구 누비는 ‘K-형제’의 무한도전···이정찬·이정준 형제, 전략가·영양학자로 맹활약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스페인은 세계 축구의 중심지다. 기술 축구의 심장부에 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 뒤편에는 수많은 조력자가 있다. 그 곳에 선수들의 1분 1초를 설계하는 한국인 형제가 있다. 전술과 전략을 설계하는 형 이정준(30), 선수의 몸을 과학으로 설계하는 동생 이정찬(27)이 주인공이다. ‘K-형제’가 유럽 축구의 한가운데에서 맨몸으로 부딪치며 성장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부상 시련을 새로운 길 개척으로
형 이정준씨는 한때 촉망받는 유망주 선수였다. 16세에 스페인 1부 리그 헤타페 CF 유스 팀에 입단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현지인보다 스페인어를 더 잘한다는 극찬을 들을 만큼 현지 적응도 완벽했다. 하지만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던 순간, 비극이 찾아왔다. 2022년 9월 리그 개막전 종료 직전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하늘이 노랗게 보였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당시를 회상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그때의 아픔이 묻어난다. 긴 재활 끝에 복귀했지만, 부상 재발로 결국 축구화를 벗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축구를 떠나지 않았다. “위기는 끝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지점”이라며, 대신 축구를 ‘이해하는 방식’을 바꿨다. 그는 지도자이자 전략 분석가로 변신했다. 현재 그는 스페인 성인팀 시엠포주엘로스(CIEMPOZUELOS) CF 수석 코치로 승리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또 FIFA 공식 에이전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2024년 청소년 대표 이상민의 헤타페 계약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축구 아이리더’ 멘토로도 활동하며 축구 유망주들에게 희망을 전하고도 있다. 그라운드를 직접 누비진 않지만 그의 축구 재능을 여러 곳에서 마음껏 뿜어내고 있다.

■형의 부상 목격에서 길을 찾다
동생 이정찬씨의 길은 더욱 독특하다. 현재 그는 스페인 2부리그 레가네스에서 활동하는 퍼포먼스 영양학자다. 지난 시즌 1부 라리가 무대를 누비다 2부리그로 강등된 팀에서 선수들의 신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력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특히 유망주들이 1군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피지컬을 최적화하는 핵심 스태프로 평가받는다.
어린 시절 그는 형의 경기를 카메라로 기록하며 전술 분석을 연구했다. 그러던 그의 항로가 바뀌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형의 부상이었다. 그는 눈앞에서 형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쓰러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목격했다. 그 충격적인 순간이 그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더 오래 뛰게 하려면 몸을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그는 선수의 몸을 설계하는 전문가의 길로 들어서야 겠다고 진로를 잡았다. 그는 명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스포츠과학 석사를 마친 뒤,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실무를 쌓았다.
■스페인 프로 축구에 선 당당한 K-형제
세계 최고 축구 무대에 자리잡기까지 이방인이 겪은 시련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동생은 스페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중학교 시절, 언어 장벽을 극복하지 못해 유급을 경험하기도 했다. 형은 유럽 선수들과 늘 피말리는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이들은 매순간 물러서지 않고 치열하게 부딪쳤다. 스스로 길을 개척해내며 결국 현지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로 성장했다. 형제는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동반자이자 발전의 원동력이다. 형은 동생에게 “프로로 성장한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격려를 보냈고, 동생은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라며 선수로서 아픔을 겪은 형을 위로했다.
형제는 그라운드에서 연결된 끈으로 함께 호흡하고 있다. 이들의 도전은 ‘선수가 아니어도 축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던진다. 글로벌 스포츠 산업이 더 이상 선수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형제는 지금도 쉼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형 정준씨는 축구장 안팎에서 쌓은 많은 경험을 통해 한국인 선수의 유럽 진출 길잡이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스페인 진출을 꿈꾸는 선수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동생 정찬씨는 “라리가에서 활동하는 메인 영양학자가 되는 것”을 꿈꾼다. 세계 축구의 심장부에서 맨몸으로 부딪치고 있는 K-형제. 그들의 힘찬 도전은 이제 막 전반전을 시작했을 뿐이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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