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위즈·4] 98억원을 쓴 이유…‘이맛현’

황성규 2026. 4. 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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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14 : 11 한화 (박영현 승) / 4.1(수) 대전

야구팬들은 대개 점수가 많이 나는 경기를 선호한다. 치고 받고 난타전이 벌어지는 걸 지켜보면 속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야구의 매력에 빠져들수록 바라보는 관점이 공격에서 수비로 바뀐다. 오히려 점수가 적게 나는 명품 투수전에서 야구의 묘미를 찾게 된다.

이날 양 팀 선발이 고영표와 류현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다. 두 선발은 나란히 5이닝을 소화하며 무난하게 선발 역할을 마쳤다. 그러나 경기 후반 양 팀 불펜이 나란히 불을 지르며 경기는 난타전 양상으로 변했다. 사이좋게 14개의 안타를 주고받았고, 볼넷은 양 팀 합쳐 무려 15개나 나왔다. 승리는 챙겼지만 kt는 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찜찜함을 남겼다.

늦지 않은 시점에 ‘케릴라’ 안현민의 시즌 첫 홈런이 나온 점은 반갑다. 1회초 2사 이후 타석에 들어선 안현민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류현진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비거리 130m 정도는 그리 놀랍지도 않다.

지난 겨울 FA를 통해 kt wiz에 합류한 최원준(왼쪽)과 김현수는 1일 테이블세터로 출장해 6안타·9타점을 합작하며 몸값을 증명했다. 2026.4.1 /kt wiz 제공


7회까지 6-5로 앞서가던 kt wiz는 8회초 2사 이후 오윤석이 안타로 출루한 이후 후속 타자들이 한화 이글스 불펜을 상대로 융단폭격을 가하며 5점을 추가, 11-5로 달아났다.

타자들은 무자비했지만 투수들은 자비를 베풀었다. 불펜으로 마운드에 오른 주권은 볼넷으로 주자를 쌓았고 이어 나온 우규민은 난타를 당하며 순식간에 6실점,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우규민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친 심우준은 올 시즌 벌써 홈런이 두 개째다. 과거 박기혁(현 kt 수비코치)의 홈런 못지 않은 센세이션이다.

kt는 9회초 2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싹쓸이 2루타로 다시 3점을 추가하며 기어이 경기를 잡아냈다. 이날 득점권 찬스마다 최원준(3안타·5타점)과 김현수(3안타 4타점)의 적시타가 터졌다. 밥상을 차려야 할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싹싹 먹어 치우는 역할까지 하며 FA 98억원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 맛에 현질한다.

/황성규 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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