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위즈·4] 98억원을 쓴 이유…‘이맛현’

kt 14 : 11 한화 (박영현 승) / 4.1(수) 대전
야구팬들은 대개 점수가 많이 나는 경기를 선호한다. 치고 받고 난타전이 벌어지는 걸 지켜보면 속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야구의 매력에 빠져들수록 바라보는 관점이 공격에서 수비로 바뀐다. 오히려 점수가 적게 나는 명품 투수전에서 야구의 묘미를 찾게 된다.
이날 양 팀 선발이 고영표와 류현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다. 두 선발은 나란히 5이닝을 소화하며 무난하게 선발 역할을 마쳤다. 그러나 경기 후반 양 팀 불펜이 나란히 불을 지르며 경기는 난타전 양상으로 변했다. 사이좋게 14개의 안타를 주고받았고, 볼넷은 양 팀 합쳐 무려 15개나 나왔다. 승리는 챙겼지만 kt는 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찜찜함을 남겼다.
늦지 않은 시점에 ‘케릴라’ 안현민의 시즌 첫 홈런이 나온 점은 반갑다. 1회초 2사 이후 타석에 들어선 안현민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류현진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비거리 130m 정도는 그리 놀랍지도 않다.

7회까지 6-5로 앞서가던 kt wiz는 8회초 2사 이후 오윤석이 안타로 출루한 이후 후속 타자들이 한화 이글스 불펜을 상대로 융단폭격을 가하며 5점을 추가, 11-5로 달아났다.
타자들은 무자비했지만 투수들은 자비를 베풀었다. 불펜으로 마운드에 오른 주권은 볼넷으로 주자를 쌓았고 이어 나온 우규민은 난타를 당하며 순식간에 6실점,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우규민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친 심우준은 올 시즌 벌써 홈런이 두 개째다. 과거 박기혁(현 kt 수비코치)의 홈런 못지 않은 센세이션이다.
kt는 9회초 2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싹쓸이 2루타로 다시 3점을 추가하며 기어이 경기를 잡아냈다. 이날 득점권 찬스마다 최원준(3안타·5타점)과 김현수(3안타 4타점)의 적시타가 터졌다. 밥상을 차려야 할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싹싹 먹어 치우는 역할까지 하며 FA 98억원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 맛에 현질한다.
/황성규 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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