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잡는 기계인가? 당사자는 "지하실에서 만들었다고" 미소…극찬받는 마무리 박영현

[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23)은 올해 프로 5년 차이자 풀타임 마무리 3년 차가 됐다.
시즌 초반부터 순항 중이다. 팬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아웃카운트 잡는 기계 같다'는 말도 나온다. 관련 질문에 박영현은 밝게 웃었다.
2022년 KT의 1차 지명을 받고 데뷔한 박영현은 2024년부터 팀의 뒷문을 지켰다. 올해는 7경기 8⅓이닝에 등판해 1승 무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을 자랑 중이다. 리그 세이브 2위에 올라 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1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서 한 번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영현은 5-4로 쫓기던 8회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투수 스기모토 고우키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헛스윙 삼진 2개와 중견수 뜬공으로 금세 이닝을 끝냈다. 두산의 중심타선을 공 12개로 제압했다.
9회초는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2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23개로 맹활약했다. 팀의 6-4 승리를 지키며 데뷔 첫 2이닝 세이브를 선보였다.

해당 경기를 돌아본 박영현은 "스기모토 선수가 등판한 뒤 바로 몸을 풀었다. 멀티 이닝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몸 풀 때는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다고 느꼈다. 마운드에 올라가 연습구를 던지다 보니 공이 올라오는 듯했다. 자신 있게 투구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무사 1, 2루 위기에서 공 12개로 이닝을 막은 게 다행이었다. 9회에는 삼진 욕심 없이 타자들을 빨리빨리 상대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스기모토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박영현은 "경기 끝나고 집에 갔는데 내게 메시지를 보냈더라. 미안하다고, 다음부터 더 열심히 해보겠다는 내용이었다"며 "팀이 이기면 모든 게 용서된다고 말해줬다. 내일부터 함께 잘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박영현은 "스기모토가 한국어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본인이 직접 번역기를 사용한 것 같았다"며 "난 그냥 한국말로 답장했다. 알아서 번역해서 볼 것이라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스기모토도 그동안 잘 던져왔다. 이런 날, 저런 날이 있지만 그날은 두산 타자들이 스기모토의 공을 잘 친 것 같다. 상대가 잘하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스기모토의 주자를 홈에 못 들어오게 하려는 것도 있었고, (소)형준이 형의 선발승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주자가 다 득점하면 형준이 형의 승이 날아가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막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당일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소형준은 박영현 덕분에 무사히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경기 후 "박영현은 신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영현은 "형준이 형이 아직도 내게 '영현이 형'이라고 한다. 옛날에 내가 '형이 선발 등판하면 제가 마무리로 나가서 승리 지켜드릴게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이뤄진 것 같아 기쁘다"며 "11일 두산전은 유신고로 시작해 유신고로 끝났다고 다들 말씀하시더라. 정말 뿌듯했다"고 전했다. 소형준과 박영현은 모두 유신고 출신이다.

팬들은 박영현을 두고 '아웃 잡는 기계 같다'고 표현한다. 최고의 극찬이다. 박영현은 "야구장 지하실에서 만든 AI 기계 같다는 말을 봤다. 최근 2년 동안 좋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보였고, 올 시즌 들어오면서도 걱정이 많았는데 그런 우려를 지워내고 싶었다. 그래서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몸 상태도 좋다. 박영현은 "몸이나 컨디션은 최고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때보다 훨씬 좋은 상태를 유지 중이다"며 "시범경기 때는 여러 걱정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부진했다(3경기 3이닝 2실점). 시즌에 들어오면서 좋아졌다. 지금은 무엇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던지려 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올 시즌에도 박영현은 수많은 승리를 지켜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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