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좌절하겠다…'韓 최초 그랜드슬램' 안세영의 놀라운 여유 "점점 힘들어지지만 더 재밌어"

조용운 기자 2026. 4. 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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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한 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절대 강자' 안세영이 1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마침내 하나의 시대가 완성됐다.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아시아 정상까지 정복하며 자신이 정의한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끼워 맞춘 채 금의환향했다.

안세영은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빛나는 금빛 메달을 목에 걸고 공항을 빠져나오는 표정에는 긴 여정의 피로보다 역사를 써냈다는 확신이 더 짙게 묻어났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중국 닝보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시아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강자이자 랭킹 2위 왕즈이(26)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2-1(21-12, 17-21, 21-18)로 이기고 정상에 올랐다.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였다. 이 승리로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세계 선수권,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아시아 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테니스와 달리 배드민턴계에서 그랜드슬램이라는 용어가 명확히 정의돼 있지는 않지만, 가장 권위 있는 메이저 네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압도적이다.

더욱 값진 건 과정이다. 분명 아시아 선수권은 안세영이 앞서 정복한 무대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2022년 동메달, 2023년 은메달, 2024년 8강 탈락, 2025년에는부상 불참까지 번번이 문턱에서 좌절했던 곳이다. 누구에게나 유독 풀리지 않는 무대가 있고, 징크스로 치부하며 피할 법도 한데 안세영은 또 한번의 도전 끝에 정상을 이뤄 집념의 결정체를 완성했다.

▲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한 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절대 강자' 안세영이 1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꽃다발을 받고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패배와 공백의 시간을 통과하며 완성된 우승이었다. 이날 결승 전까지 안세영은 왕즈이에게 18승 5패 절대 우위의 전적에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전 전영 오픈 결승에서의 패배로 흐름이 흔들린 상태였다. 기록은 앞섰지만, 체감 압박은 오히려 쫓기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한 부담 속에서 펼쳐진 결승은 체력과 집중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접전이었다. 1세트를 잡고도 2세트를 내주며 균형이 맞춰졌고, 마지막 3세트는 갑자기

덮쳐온 무릎 통증까지 참아내며 긴 랠리 싸움 속에서 승부가 갈렸다. 안세영이 상대보가 끝까지 무너지지 않았기에 거둔 우승이다.

완성도의 영역도 차이가 났다. 왕즈이가 전영 오픈에서의 우승을 기본 골자로 안세영의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집중했다. 그렁수록 안세영은 수비와 전환, 재공격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힘과 속도를 더하면서 경기를 통제했다. 특히 길어진 랠리에서의 안정감과 코스 운영은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결정적인 무기가 됐다.

왕즈이에게 차이를 확실히 보여줬다. 밀리던 흐름을 일부 뒤집으며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때쯤 다시 드러난 격차에 안세영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왕즈이는 안세영을 한계로 몰았다고 생각했으나, 단기간 전술적으로 달라졌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한 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절대 강자' 안세영이 1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축하받고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 역시 귀국 자리에서 "전영 오픈을 돌아보면서 부족한 점을 생각하고 보완하려 했다"며 "뒤처지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라고 라이벌 구도 속에서도 스스로를 끌어올린 과정을 짚었다.

"뱉은 말을 지킬 수 있어서 좋고 행복하다"고 담담히 말한 안세영은 자신이 정의한 목표를 끝내 현실로 만든 순간을 되짚었다. 이어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의미의 세리머니"라고 설명하며 코트 위에서의 동작 하나에도 이번 우승의 의미를 담아냈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사상 첫 그랜드슬래머로 등극한 안세영은 오랜 시간 쌓였던 갈증도 털어냈다. "답답했던 것이 해소됐다. 편안하다”고 밝히며 그동안의 압박과 부담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동시에 "부담감에 욕심도 생겼다. 그래도 해내서 후련하다"고 덧붙여 정상에 서기까지의 심리적 싸움을 직접 설명했다.

도전자들의 추격도 오히려 즐기고 있다. "시합에 나설 때마다 상대들이 열심히 준비한다는 걸 몸소 느낀다"며 "나도 뒤처지지 않고 더 나아가겠다는 힘으로 작용된다. 점점 힘들어지지만 점점 더 재밌어지기도 한다”라고 놀라운 여유를 보여줬다.

이제 시선을 다음 무대로 옮긴다. 오는 24일 개막하는 국제 단체전인 우버컵에서 개인을 넘어 대표팀의 영광까지 확장할 기회다.

▲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한 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절대 강자' 안세영이 1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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