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꽃밭이라면, 인간이라는 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은정의 AI 너! 머?]

2026. 4. 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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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정의 AI 너! 머?]는 인공지능(AI)를 넘어선 AI 너머의 이야기라는 코너다. AI가 일터, 가정, 교육, 문화 등 일상 전반에 끼치는 변화상을 심층 조명한다. 특히 미래를 바꾸는 기술이 아닌, 기술이 바꾸는 우리의 미래를 묻고자 한다.

AI 시대의 인간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한 ‘바라보기’가 이 글들을 쓰는 목적이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왜 특히 AI의 등장과 맞물려 이 ‘인간’ 에 대한 그 고유성과 의미 그리고 삶의 방식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의미있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AI의 등장과 함께 인간의 유용함에 대한 인간 스스로의 두려움과 걱정과 혼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제까지 만물의 영장으로서 세상을 지배하던 인간은 최고의 지능적 존재였고, 가장 합리적이며 이성적 사고를 통해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했던 존재였다. 그렇기에 두려움이 없었다. 인간 자체의 능력과 가능성을 믿었고 그래서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다수의 확신이 세상을, 기술을, 자연을 더욱 빠르게 변화시켜 나갔다.

그러나, AI의 등장과 발전은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당혹감이다. 인간보다 어떤 영역에서 더 뛰어난 존재가 나타났는데, 그 영역에서의 능력의 깊이가 출중을 넘어서고, 넓이는 확장되고 있다. 그 깊이와 넓이가 확장되는 속도는 현재 인간이 알고 있었던 어떤 존재보다 빠르고, 넓으며, 거대하다. 심지어는 예측조차 되지 않는 상태가 되니,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이 상황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자존감’ 점검 및 회복 상태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제까지 인간의 문명, 특히 기술이란 것은 사회 시스템의 최적화를 위한 효용성과 효율성의 강화의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스템은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돈’ 이라는 보상체계를 통해 더욱 강화되며 (이미 이것이 ML 이며, AI의 학습은 결국 인간 아니 동물의 본성인 ‘보상체계’의 견고함을 통해 발전한다) 사회 전체의 ‘놈 (Norm)’ 으로 서서히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을 시작으로 공유된 이러한 IT 기술과 자본주의의 결합은 SNS라는 인류의 연결로 빠르고 상세하게 확장시키고 교육되고 강화되었다 할 수 있다.

기술이 바라는 자원과 시간의 최적화는 궁극으로 자본의 input과 output을 위한 프로세스일 때, 인간의 효용은 ‘지적 능력’ 으로 자신감을 채워가고 그 위로 올라가 이를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그리고 어떤 생명체나 존재보다 우월한 확신의 근거였다. 그러나, 현재의 AI는 잘 모르겠다가 이러한 불안과 탐색의 시작점이자 원인일 것이다.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예측도 불확실하다.

유용함에만 집중하던 입장에서 답을 찾기는 어렵다. 나는 인간이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으로 유용함만을 쫒아온 존재가 아님에서 우리가 잃어버렸던 소위 말하는 비효율과 무효용의 관점에서의 인간의 ‘자존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특히나 치우쳐진 AI의 발전 시대의 맥락과 방향성의 키는 인간이 잡고 있어야한다는 측면에서는 그 시스템이 아닌, 다른 측면에서의 바라보기가 필요하다.

(출처: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중 한 장면)
나는 꽃집을 했었다. 꽃을 배우고, 꽃을 관찰하고, 꽃을 사람들에게 재화로 판매했으며, 그 꽃으로 먹고 사는 경제활동을 한 것이다. 꽃은 이러한 경제활동의 가장 비효율적이며 비합리적인 물성의 재화이다. 돈으로 가치를 매기기에는 보존성이 지극히 나쁘고, 수요 예측이 많은 경우 힘들고 (특정 날들을 제외하고) 설령 예측한다 한들 그 예측에 맞게 물량 조정이나 확보 및 저장이 매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매우 노동집약적이며 노동효율화가 어려운 시간적 순서가 개입되고 공간적 투자에 온도와 습도의 영향까지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누구나 알고, 만들거나 가꿀 수 있으며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진입장벽이 낮으며, 필수품이 아닌지라 대체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완벽한 ‘레드오션’ 시장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꽃집을 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도 IT 분야에서 10년을 넘게 일하다가 꽃을 하게 된 것은 비합리성과 비효율성의 극대점을 선택한 느낌이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나는 다시 테크놀로지 분야로 돌아와서 AI 시대에 접어들며 첨단의 기술을 매일 매일 숨가쁘게 접하고 있는 현실에서 오히려 나는 왜 ‘꽃’ 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꽃을 업으로 선택하거나 배워 볼만큼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다만 매우 근원적인 질문에 도달했을 때 나는 꽃을 집었다. 이 무용한 자원 그리고 시간에 함몰되는 자원이 고대부터 현재까지도 시간성으로도,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공간적으로도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의 모든 생로병사의 생의 주기에서 기쁨과 슬픔과 위로와 애도와 공감과 그리움과 사랑과 고백과 축복과 아쉬움 등의 거의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어떤 ‘존재’ 가 되었나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있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어떠한 존재도 인간의 문명에서는 양 극단으로 분류되어 어떠한 경우에만 사용되는데 반해 ( 행운이나 행복한 감정에 쓰이는 존재는 슬픔에 붙지 않고. 슬픔과 어둠에 쓰이는 존재는 밝음에는 터부시된다.) 꽃은 어느 문명에서나 그 넘나듬이 사회적으로, 만국공통으로 허용되는 이상한 슈퍼파워적 존재였다.이 얼마나 이상한 물질, 존재, 생명체, 오브제 심지어 관념적 단어인가?

나는 나조차도 이해하기 힘들었던 3년을 꽃을 배웠고 7년을 꽃집을 한 나를 이제 AI 시대가 되어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꽃을 통해 나는 AI시대에 인간이 여전히 우월한 (?) 존재로서 인간으로 살아남는 것을 꽃을 통해 읽을 수 있다고 믿는다. 꽃과 인간이 너무나 닮아 있기에 (그래서 매번 - 꽃같은 인간 의 비유가 상투적으로 사용되고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나는 AI 시대에 빛나는 인간의 자존감을 꽃의 무용한 아름다움에서 찾기로 했다.

(출처: tvn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중 - 극 중 김희성(변요한)이 여주인공에게 꽃을 건네며 .” 나는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그런 것들.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살다 멎는 곳에서 죽는 것이 나의 꿈이라면 꿈이오.” 라는 대사가 있다. 이 대사 속에 인간이 들어있다.)
1. 쓸모없음의 권리: 꽃은 왜 존재를 증명하지 않는가

2. AI는 효율을 완성하고, 인간은 낭비로 살아남는다

3. 꽃은 왜 경쟁하지 않는가: 비교 없는 존재의 윤리

4. 사라지는 것의 힘: 꽃의 죽음이 인간을 살린다

5.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것들

6. 데이터가 될 수 없는 것들: 향기, 촉감, 기억

7. 쓸모없는 시간을 견디는 능력

8. 꽃처럼 존재하기: 목적 없는 삶의 실험

9.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의미 없는 아름다움

10. 치유는 기능이 아니다: 꽃과 인간의 공통점

다음 2회정도는 이 내용으로 글을 쓰려한다. AI 정원에서 꽃같은 인간의 인간성을 위해.

[손은정 공학박사, 인문공학커뮤니케이터, 작가]

글쓴이는 공학박사이자 작가, 설치미술가로서 글로벌 빅테크, 대기업 등에서 20여 년 이상 근무하면서 기술과 인간의 삶의 점들을 연결하는 것에 의미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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