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10년간 포천 찾은 관광객은 7636만명⋯고모저수지는 ‘신흥 핫플’
위기 뚫고 209만 명, 산정호수의 압도적 저력
교통 호재와 감성 상권의 만남, 고모리 열풍

지난 12일 오후, 포천시 소흘읍 고모저수지 둘레길 입구. 산속에서 내려오는 신선한 공기와 함께 탁 트인 호수 전경이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나무 데크로 조성된 수변 산책로는 가벼운 차림의 시민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북적였다. 호수 위로 부서지는 햇살을 배경으로 설치된 포토존에서는 저마다 '인증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고,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인근 카페들은 이미 창가 자리부터 만석이었다.
인천일보가 확보한 포천시 주요 관광지의 10개년(2016~2025년) 입장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누적 관광객은 7636만 1697명에 달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약 5100만 명)가 10년 동안 모두 한 번씩 포천을 다녀가고도 약 2500만 명이 더 방문한 수치다. 한 해 평균 763만 명, 매달 약 63만 명이 포천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셈이다.
포천 관광의 중심축은 역시 '포천의 심장' 산정호수였다. 10년간 누적 1572만 5313명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를 지킨 산정호수는 특히 위기 상황에서 그 저력을 발휘했다. 전국 관광지가 고사 위기에 처했던 2021년 팬데믹 한복판, 산정호수는 전년 대비 40만 명 이상 급증한 209만 7920명의 입장객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에서 찾은 김모(42)씨는 "코로나로 답답하던 시기, 넓은 호수 둘레길은 우리 가족에게 유일한 숨구멍이었다"며 "가족 단위 산책객에게 산정호수만큼 안전하고 쾌적한 곳은 드물다"고 회상했다.

본지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본 고모저수지는 세련된 수변 데크길과 야간에도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관 조명이 일품이었다. 특히 저수지를 따라 촘촘히 들어선 감성 카페와 음식점 상권은 드라이브와 산책, 식음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젊은 층의 수요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여기에는 교통 호재도 한몫했다. 지난 2024년 개통한 포천-화도 고속도로가 수도권 동남부에서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주말 드라이브족'을 끌어들이는 기폭제가 됐다.

포천의 관광 지도는 더 넓어지고 있다. 'Y형 출렁다리' 등 체험형 인프라를 확충한 한탄강 권역은 누적 773만 명을 유치하며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관광객의 유입도 가파르다. 2021년 4370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은 2025년 16만 1577명으로 4년 사이 약 37배 폭증했다. 특히 포천아트밸리는 외국인 2만 4000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탄력성을 증명했다.
이처럼 전통적인 자연 유산과 현대적인 감성 콘텐츠, 그리고 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한 접근성 강화가 맞물리면서 포천시는 이제 누적 관광객 1억 명 시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 산정호수의 굳건한 위상에 고모저수지라는 새로운 활력이 더해진 포천의 관광 지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주목된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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