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해킹 툴 ‘미토스’에 팰런티어 먹힌다는데 [트럼프 스톡커]

뉴욕=윤경환 특파원 2026. 4. 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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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91>
비전문가도 보안 허점 공격 코드 악용 가능
앤스로픽發 혁신에 美 물론 韓 등 각국 ‘비상’
팰런티어 ↓...트럼프 “사라”, 버리 “공매도”
SW 학살, 전쟁 등 이슈 몰이...오픈AI 맹추격
4분기 IPO 몸값 ↑...‘본판’은 메가톤급 영향
페이팔·팰런티어를 연달아 창업해 성공한 피터 틸 팰런티어 이사회 의장. 독일 출신인 틸 의장은 페이팔 출신 창업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뜻하는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린다. 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강력한 해킹 도구가 될 수 있는 ‘미토스(Mythos)’ 모델을 내놓아 전 세계 금융권을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특정 취약점을 파고드는 수준을 넘어 복잡한 공격 코드(익스플로잇)를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기존 금융 보안 체계를 뿌리부터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AI 방산업체 팰런티어는 공매도 표적으로 떠오르며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상황에 몰렸다. 올 1월 12일 내놓은 ‘클로드 코워크’로 소프트웨어(SW) 업종을 줄줄이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를 시장에 심은 데 이어 앤스로픽이 또 다시 월가에 ‘메가톤급’ 충격을 선사한 분위기다.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이란 전쟁 등에서도 압도적인 성능을 뽐냈다. 앤스로픽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AI의 여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빠르게 몸값을 올리는 셈이다. 같은 AI IPO 경쟁사인 ‘챗GPT’의 오픈AI, ‘라마’의 메타 등 동종 업계에서도 앤스로픽에 대한 견제가 속속 늘고 있다.

앤스로픽 ‘미토스’, 개발자도 모르는 보안 허점 찾아 공격 코드 스스로 생성

미토스
앤스로픽은 지난 7일(현지 시간) 주요 기술 기업과 사이버 보안을 위한 공동 계획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구성하고 미토스의 사전 체험(프리뷰) 판을 먼저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본래 투명한 날개를 가진 유리날개나비(글래스윙)와 같이 눈에 띄지 않는 보안 취약점을 찾아 해결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 공동 계획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애플, 브로드컴, 시스코, 구글, 리눅스재단,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팔로알토, JP모건 등이 초기 협력사로 참여했다. 또 주요 소프트웨어 기반시설 관련 기관 40곳 이상도 미토스 접근권을 제공받았다. 앤스로픽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모델 사용권을 제공하고, 개방형(오픈소스) 보안 단체들에는 이와 별도로 총 400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다.

미토스의 강점은 숙련자가 아닌 사람도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미토스는 사이버 보안 취약점 재현 성능지표인 ‘사이버짐’ 평가에서 미토스 프리뷰 판의 점수는 83.1%를 기록했다. 이는 앤스로픽의 기존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 4.6’의 66.6%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지표였다. 미토스는 코딩 관련 여러 성능지표와 추론 관련 지표, 정보 검색 능력 등에서 대부분 오퍼스 4.6을 압도했다. 특히 분야별 박사급 전문가 수준의 문제를 모은 ‘인류의 마지막 시험(HLE)’ 점수는 무려 56.8%(도구 미사용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AI 모델로는 최초로 50%의 벽을 넘은 사례였다. HLE의 이전 최고 기록은 구글 ‘제미나이3 딥싱크’의 48.4%였다. 오퍼스 4.6의 HLE 점수는 40%에 머물렀다.

문제는 미토스를 거꾸로 사용할 경우 최강의 해킹 도구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토스는 단순히 보안 취약점을 찾는 수준을 넘는 AI 모델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자도 알지 못하는 여러 보안 결함(제로데이)을 연결해 시스템에 침투할 수 있는 복잡한 익스플로잇을 스스로 생성할 수 있다. 이 과정에 고도의 전문 인력도 필요 없다. 인간 전문가가 몇 개월에 걸쳐 하던 작업을 단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점도 위협 요소다.

실제 미토스는 지난 27년간 발견되지 않았던 ‘오픈BSD’ 운영체제의 결함을 단숨에 찾아내기도 했다. 기존 자동화 도구나 전문가들이 놓친 수천 개의 취약점을 탐지해내면서 현 보안 시스템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렀다. 사이버 해킹 집단이 미토스를 악용해 금융회사나 일반 기업의 치명적인 약점을 공격하면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과 시스템 마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미토스가 국가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을 공격하는 데에 사용될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한 번 발견된 해킹 수법이 AI를 통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지점이다. 개발사인 앤스로픽조차 미토스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앤스로픽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방어 부문이 우위를 점하도록 관련 기능을 우선 제공하기로 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X(옛 트위터)에 “이것을 잘못 취급할 때의 위험성은 명백하지만, 잘만 다룰 수 있다면 AI 기반 사이버 역량이 등장하기 전보다 근본적으로 더 안전한 인터넷과 세상을 만들 진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스로픽은 안전하게 배포할 수 있을 때까지 미토스 프리뷰 판을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백악관·연준, 월가·빅테크 CEO들 불러 긴급 보안 점검...영국, 한국 등도 ‘비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AP연합뉴스
미토스의 놀라운 능력에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금융 관련 기관들은 모두 비상이 걸렸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앤스로픽이 미토스를 내놓은 7일 워싱턴DC 재무부 본부에 대형 은행 CEO들을 급히 불러 이들이 해당 AI가 일으킬 사이버 보안 위협을 알고 있는지 긴급히 점검했다. 회의에는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회장,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일정상의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권부터 점검한 것은 결제, 대출, 자금 이체 등 이 산업의 핵심 기능이 서로 연결돼 있어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른 업종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미토스의 사이버 보안 공격·방어 능력과 관련해 미국 행정부와도 협의를 시작했다. FT는 미토스 공개 전에도 앤스로픽이 두 건의 보안 사고로 물의를 빚었다고 지적했다. 미토스와 관련한 내부 자료와 클로드의 소스 코드를 외부로 유출한 사고였다. 앤스로픽은 이 두 사건이 모두 외부 해킹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실수로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CNBC는 미토스 출시를 앞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베센트 장관이 이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앤스로픽의 아모데이 CEO,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xAI의 일론 머스크 CEO,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 등 주요 AI 기업 경영진들과 비공개 전화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AI 모델 보안 상황과 사이버 공격 대응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백악관이 션 케언크로스 국가사이버국장 주도로 최근 정부기관 주요 시설 상황을 살펴봤다.

미토스 출시에 두려움을 느낀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다. 12일 FT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영국의 중앙은행(BOE)과 금융행동감독청(FCA), 재무부도 최근 정부 사이버 보안 전담 기관인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대형 은행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미토스가 금융 시스템에 미칠 부작용을 평가했다. 영국 당국은 앞으로 2주 안에 은행, 보험사, 증권거래소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미토스의 보안 위협에 대한 구체적인 브리핑을 갖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금융감독원이 13일 국내 금융회사 정보 보안 담당 실무자들을 긴급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또한 12일 CBS 인터뷰에서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서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걱정했다.

AI 방산업체 팰런티어 직격...주가 부양 나선 트럼프에 마이클 버리 “추가 공매도”

마이클 버리. 연합뉴스
미토스 출시 효과는 즉각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출시 다음 날인 8일부터 기존 사이버 보안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특히 대표적인 미국 행정부 AI 방산 업체 팰런티어의 주가가 치명타를 입었다. 팰런티어의 주가는 8일 6.20%, 9일 7.30%, 10일 1.86% 추락하며 3거래일 연속 바닥을 향했다. 13일에는 저가 매수세와 전반적인 상승장 흐름에 힘입어 3.37% 반등했지만, 올해 수익률은 여전히 25.5% 손실로 남았다.

팰런티어의 주가가 맥을 못 추자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주가 부양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팰런티어는 뛰어난 전투 능력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적들에게 물어보라”고 썼다. 현직 대통령인데도 이례적으로 팰런티어의 종목 코드인 ‘PLTR’까지 표기했다. 국가 원수가 특정 기업의 주식을 사라고 부추긴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팰런티어의 AI 기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CNBC는 8일 “팰런티어는 미국 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국방부와 이민세관집행국(ICE) 등 정부기관에서 얻고 있다”며 “알렉스 카프 CEO는 몇 년 동안 미국 군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전투원들에게 최상의 장비를 제공하는데 앞장섰다”고 보도했다. 팰런티어는 페이팔을 세운 피터 틸 이사회 의장과 카프 CEO 등이 2003년 공동 창업한 공공 데이터 분석 기술 기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지 못한 것은 역시 미토스의 파급력 때문이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 사이언애셋 대표는 10일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팰런티어에 대한 장기 풋옵션(매도할 권리)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팰런티어 주가에 대해 하락 베팅을 시작했고, 반복적으로 롤오버(만기 연장)했다”고 알렸다. 이어 “팰런티어의 주가는 여전히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버리 대표는 같은 날 X에도 글을 쓰고 “앤스로픽이 팰런티어의 이익을 갉아먹을 것”이라며 “지난해 11월에 이어 팰런티어에 추가로 공매도를 걸었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인 아모데이 CEO와 다니엘라 아모데이 사장 남매가 2021년 창업한 회사다. 공동 창업자 전원이 오픈AI 출신이다. 이들은 비영리 업체로 출발한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에 거액의 투자를 받고 영리성을 추구하자 이에 반발해 회사를 나왔다.

앤스로픽은 올 1월 12일에도 클로드 코워크를 내놓으며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 급락과 이들에 투자한 사모대출 펀드들 자금 이탈에 1등 공신이 됐다. 클로드 코워크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사람도 AI와 대화하는 것만으로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계약서 검토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금세 만들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클로드 코워크가 출시 직후부터 돌풍을 일으키자 월가와 업계에서는 범용 AI가 곧 법률·세무 처리 등 고가의 전문 소프트웨어까지 대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저명 인사들이 이를 반박하는 발언을 내놓았지만, 한번 나빠진 투자 심리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SW 학살설, 유일한 미군 기밀 AI 이슈도 부각...오픈AI와 기업 도입률 격차 급속히 줄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나아가 앤스로픽은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과 이란 전쟁 국면에서 클로드가 결정적인 능력을 발휘했다는 사실로도 재차 주목받았다.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작전 수립, 무기 표적 설정 등 미군의 민감한 업무를 처리하는 군사 기밀 네트워크에 활용되는 유일한 AI 모델이다. 미국 국방부와 계약한 또 다른 모델들인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xAI의 ‘그록’은 주로 군사 행정을 위한 비(非)기밀 네트워크에만 쓰인다. 이에 앤스로픽 임원들은 미군의 클로드 사용이 자사의 윤리 지침과 맞지 않는다며 극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앤스로픽은 ‘안전하고 윤리적인 AI’를 표방하며 자사 모델이 살상 무기 개발이나 폭력적인 군사 작전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지침)을 준수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직전인 2월 27일 트루스소셜에서 “급진 좌파적인 ‘워크(진보적 가치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적 용어)’ 기업이 우리 위대한 군이 어떻게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좌지우지하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에 앤스로픽 기술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좌파 광신도들은 전쟁부를 강압적으로 굴복시켜 헌법 대신 자신들의 이용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들의 이기심은 미국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우리 군대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6개월의 단계적 중단 기간을 두겠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의 기술력으로 잇따라 주목을 받자 이 회사의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폭증하고 있다. 결제 정보 스타트업 램프가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앤스로픽 AI 도구의 기업 도입률은 30.6%로 2월보다 6.3%포인트 급증했다. 월간 최대 상승폭 기록이었다. 오픈AI(35.2%)와 격차도 4.6%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두 회사 도구 도입률 차이가 지난해 12월 20%포인트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의 변화였다. 심지어 벤처자본(VC)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앤스로픽 도입률은 66%로 오픈AI(59%)보다도 더 높았다.

앤스로픽의 부상에 경쟁 기업들도 견제에 나섰다. 9일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투자자 메모에 따르면 오픈AI는 “빠르고 지속적으로 연산 역량을 확충해 앤스로픽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연산 자원이 이제 제품의 병목이 됐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오픈AI는 자사가 지난해 기준 1.9GW(기가와트)의 연산 용량을 확보한 반면, 앤스로픽은 1.4GW를 보유한 데 그쳤다고 추정했다. 오픈AI는 또 아모데이 CEO가 시장 수요를 잘못 예측했다며 앤스로픽이 미토스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연산 자원 부족 탓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8일 알렉산더 왕 최고AI책임자(CAIO)가 이끄는 메타초지능연구소(MSL)를 통해 ‘뮤즈’ 시리즈의 첫 AI 모델 ‘뮤즈 스파크’를 출시했다. 뮤즈 스파크는 차트 이해 능력(86.4%), 다중양식 인식 능력(80.4%), 코딩 능력(77.4%) 등에서 오픈AI의 ‘GPT-5.4’, 구글의 ‘제미나이 3.1 프로’,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6’ 등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을 보였다. HLE 지표는 50.2%로 다른 모델들은 능가했으나, 미토스(56.8%)에는 못 미쳤다.

본판 출시, 글로벌 보안·금융시장 연쇄 영향...4분기 IPO 몸값 계속 올라갈 듯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그는 애초 오픈AI에 몸담았다가 회사의 영리성 추구에 반대해 여동생인 다니엘라 아모데이 사장과 2021년 경쟁사 앤스로픽을 창업했다. 사진 제공=세일즈포스
앤스로픽이 주목받은 또 다른 지점은 이 기업이 올해 4분기를 목표로 IPO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앤스로픽 AI 도구가 다른 업종과 기업, 시장을 절멸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수록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FT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아직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대형 투자은행(IB)들과 잠재적 IPO를 논의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IPO 준비를 위해 지난해 말 윌슨 손시니 법률사무소를 선임하기도 했다. 이 법률사무소는 구글, 링크트인, 리프트 등 기술기업 IPO에 관여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2월 11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도 앤스로픽에 대한 지분 투자 규모를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로 확대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앤스로픽은 또 같은 달 12일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벤처투자사 코투가 주도한 시리즈G 투자를 통해 300억 달러(약 45조 원)를 조달했다. 투자유치 목표액이었던 100억 달러를 크게 뛰어넘은 성과였다. 해당 투자에는 블랙록, 블랙스톤,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세쿼이어캐피털, 카타르투자청(QIA) 등이 대거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앤스로픽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무려 3800억 달러(약 570조 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1830억 달러에서 5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이제 오픈AI와도 큰 차이가 없게 됐다. 오픈AI는 올 4분기 상장을 목표로 앤스로픽과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이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2일 5000억 달러(약 750조 원)의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지난해 초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 때 기록한 3000억 달러(약 450조 원)보다 더 많은 수준이었다. 당시만 해도 로이터통신은 오픈AI가 최대 1조 달러(약 1500조 원)의 기업가치로 올 하반기 증권 당국에 IPO를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연말 연초 앤스로픽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자사의 기업가치는 3000억 달러(약 450조 원) 수준으로 오픈AI보다 훨씬 작았다.

미토스의 파급력이 앞으로 얼마나 커지느냐에 따라 월가의 옥석 가리기 작업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또 앤스로픽이 미토스 프리뷰 판이 아닌 본판을 언제 출시하는가 여부도 증시에는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이는 특정 업종·종목의 주가 문제가 아닌 글로벌 전체 산업계의 보안 문제, 북한을 비롯한 불량 세력들의 악용 문제, 사모대출을 포함한 금융위기 문제 등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모든 전 세계 국가와 기업의 관심을 계속 끌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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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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